시작하기에 앞서, 전자잉크 디스플레이, 즉 전자종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디지털적으로 구현한 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재미있는 점은 화면에 전자잉크를 흩뿌리는 식으로 작동하는데, 이 덕분에 한번 화면이 갱신되면 다음 화면을 띄우기까지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다. 즉 정지된 한 화면만 본다면 배터리 소모가 '0'이 되는 것이다. (단, 자연방전을 고려하지 않았을 시)
작년엔 다양한 전자잉크를 탑재한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었다. 전자책(단말기)은 그 중 하나로, 마치 종이책을 읽는 것 같은 환경을 제공해준다. 종이책과 비교하여 전자책, 즉 e북이 얻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Pros (+)
1. 전자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것, 바로 검색 기능이다. 종이책에서 흔히 '찾아보기' 등으로 키워드가 나열되어있어 그것을 보고 찾을 수도 있으나, 문학책에서 저런 인덱스가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리고 뒤로 넘겼다가 페이지 확인하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찾는거하고, 단축키 하나에 단어 입력하는 것 어느게 더 빠를까?
2. 휴대성에 제약이 없다. 학생분들이라면 아마 교과서를 가지고 다닐 때가 있을텐데, 권수가 늘어나면 책가방에서 엄청난 중력의 힘이 느껴질 것이다. 전자책은 전자책 단말기 무게만 제외하면 몇 권을 저장하든 종이책에 비해 가볍다. 특히나 대부분 얇고 가볍기 때문에 나처럼 프로그래밍 책과 같은 두껍고 무거운 책을 주로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에겐 정말 좋을 것이다. 만약 전자책에 페타바이트 크기의 SSD를 장착한다면? 아마 전세계의 모든 책들을 다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덕분에, 한 손으로 혹은 누워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 가지고 다니기 편하여 운동장 트랙을 돌면서 (아 왜 눈물이...) 읽을 수도 있고, 출퇴근 등하교시 대중교통에서도 읽을 수 있다.
또한 프론트라이트가 탑재된 기기들도 있어 밤에 조명이 없는 상황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
3.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전자책은 대여가 가능하다. 수행평가 시즌에 책을 잠깐 읽어야 할 때 도서관에 갈 수 없다면 3일 대여로 책을 읽는 것도 괜찮을 듯. 500원에 대여하는 모습도 봤다. 그리고 구매시에도 종이책에 비해 30%정도 저렴하다.
(그런데, 도서정가제에 의하면 전자책은 15%까지만 할인이 가능하다고 하다. 뭐지 대체...? 그리고 기존에는 50년 대여 등으로 사실상 영구대여를 통해 저렴하게 읽을 수 있던 책도 대여 기간에 제한이 걸렸다고 한다.)
4. 찢어지지 않고 강하다. 책을 잔뜩 가방에 넣고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다들 한 번쯤은 책을 물에 살살 녹게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일단 책이 젖으면 말라도 구겨진 모양 때문에 보기 흉하다. 그렇지만 전자책은 단말기만 잘 보호한다면 종이의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다. 즉, 오염·찢어짐·구겨짐·긁힘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5. 제한적이긴 하지만 소리가 난다. 책 읽어주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셋 등을 통해 들을 수 있다.
6. 글꼴 변경이 가능하다. 폰트 크기를 키워서 볼 수 있다. 기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루팅했을 시 원하는 폰트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ons (-)
-1. 중고 거래 불가능. 어찌 보면 당연한...건가? 책을 되팔 수 없다. 되팔 생각이라면 차라리 대여하는 편이 가격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선택인듯 하다. 물론 책 자체가 아니라 단말기는 중고 거래가 가능하다.
-2. 단말기가 비싸다. 소니 미러리스 렌즈같은 느낌인데, 보급형 기기가 많지 않다. 처음 전자책을 접하는 사람 중 15~20만원을 선뜻 주고 구매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국내시장은 단말기가 형편없다고 할 만 하다! 킨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면... 리디나 크레마는 뼈도 못 추릴 듯.
-3. 단말기의 내구성이 약하다. 방수가 되지 않는 단말기에 물을 끼얹거나, 긁거나, 접어버리면(...) 망가진다. 데이터는 안전할 지 몰라도 전자책으로서의 가치는 잃게 되는 것. 전자잉크 디스플레이 특성상 '설탕 액정' 때문에 충격에 매우 약하다. 커버나 케이스를 꼭 씌워주자!
-4. 전자잉크 단말기의 경우 화면 전환 속도가 느리다. 이건 전자잉크 패널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 또한 전용 단말기의 성능이 효율적이지 못한데, 락칩을 쓴 모델의 경우 배터리가 줄줄 샌다. 이건 팅커보드에서도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아 락칩 자체의 문제인듯...
-5. 페이지를 촤라락 넘길 수 없다(ft. 종이책 감성). 한 장씩 스와이프 하거나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는 종이책이 압도적으로 편리하다. 특히 만화책!
그럼 본격적으로 전자잉크를 사용하는 전자책의 종류를 알아보자.
시작하기 전에! 전자 잉크 탑재 스마트폰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요타폰이란 이름을 들어봤을 지도 모르겠다. 지금 소개할 요타폰과 하이센스는 앞뒤로 화면이 달린 스마트폰이다.
두 사진 모두 좌측은 일반적인 컬러 화면이 탑재된 앞면의 모습이고, 우측은 E-ink 전자잉크 화면이 탑재된 뒷면의 모습이다. HiSense A6의 경우 프론트라이트가 있어 전자잉크 화면을 밝게 볼 수 있다. 해상도는 HD(+)이다. 스냅드레곤 660에 6GB/128GB, 한화 약 57만원 정도의 가격이다. 전자책 단말기를 따로 가지고 다니기 싫거나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데 배터리를 아끼고 싶다면 전자잉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보자.
아마존 킨들 오아시스
우리나라 밖에서 전자책 1위. 전자책이면서 IPX8의 방수를 지원해 반신욕하거나 수영장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 7인치의 300ppi 패널을 탑재했으며 배터리는 1130mAh, 프론트라이트와 페이지 넘김 버튼을 지원한다. 디자인도 상당히 잘 되어 파지시 안정적이라고 한다. 베젤도 전자책 중에선 얇은 편이다.
이걸 얇다고 해야 하나... 요즘 스마트폰이 극한의 베젤리스를 추구하는 것 보면 이정도는...
가격은 $270달러이고 직구시 국내 배송을 지원한다. 가격 상관없이 최고를 원한다면 이거. 다만 국내도서를 읽기에 삽질이 좀 필요한 듯 하다. 못 읽는다고 생각하는 게 맘 편하다. 원서나 읽자.
조금 저렴이버전, 킨들 페이퍼화이트. 8GB/32GB모델이 각각 $129/$159 인데 저렴이라고 우습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오아시스랑 똑같이 방수를 지원한다! 비싼
킨들 오아시스에 비해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와 성능으로 인기만점인 녀석. 블루 색상도 있고, 킨들 오아시스와 마찬가지로 와이파이/셀룰러 연결을 지원한다.
오닉스 북 포크프로
플레이스토어 사용 가능. 중국산이다. 여러 출판사의 책을 읽으려면 이만한 단말기가 없다. 심지어 안드로이드 버전 6.0으로 전자책 중에서도 꽤나 최신 버전인 편이다. (참고로 2020/02 기준 11 DP가 최신) 6인치 300ppi에 1.6GHz 쿼드코어, 2GB/16GB로 성능도 나름 빵빵하다. 배터리는 2500mAh. pdf도 사용 가능하고 사진 파일이나 워드도 열 수 있다고 한다 (어쨌든 '안드로이드' 태블릿 이니까!)
$170에 구매 가능 갑자기 가성비가 좋아졌다!! 11번가에서 15만원에 구입 가능하다! 배송비 5000원 추가해서 약 16만원 정도인데 사람에 따라 후술할 리디페이퍼와 크레마 카르타 G를 볼 필요도 없어진다. 더 싸고 플레이스토어도 사용 가능하니...
코로나19의 여파와 달러 환율이 올라감에 따라 가격이 다시 치솟았다. 일단 지금은 좀 지켜보는 걸 추천.
리디페이퍼 (3세대)
페이지 넘김 버튼이 있다. 손가락 스와이프로 밝기와 색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프론트라이트를 지원하고 6인치 300ppi의 화면을 탑재했다. 저장공간은 8GB인데 시스템을 제외하면 5.72GB정도 사용 가능하다. 그런데 앞서 소개한 두 제품과는 다르게 마이크로 SD카드로 용량 확장이 된다! 32GB 공식지원이나 128GB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배터리는 1500mAh이다. 1월 29일부터 구매 가능하다. 신모델(3세대 추정)이 출시된 듯 하다. 2월 기준 19만 9천원에 구매 가능하다. 현재는 품절이라 구매할 수 없다.
7.8인치의 페이퍼 프로는 250,000원 정도. 최저 밝기가 더 낮고 충격에 강하다고 한다. 전자잉크 자체가 화면이 약해서 설탕액정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과연 이런 단점을 얼마나 극복했을 지 궁금하긴 하다. 다만 휴대하기엔 조금 불편할 듯. 5월 초인가 최근에 16만원 정도에 할인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1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크레마 카르타 G
솔직히 첫 인상은, 안 예쁘다. 중저가형 스마트폰들도 베젤리스를 추구하는 마당에 전자책들은 왜 이렇게 태평양 베젤을 자랑하는지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 원가절감? ....설마. 아니겠지... 파지를 쉽게 하게끔 한쪽이 툭 튀어나온 듯 하다. 참고로 저건 뒤집으면 화면도 돌아가니 왼손잡이라면 왼손으로 잡고 써도 된다.
아무튼 18만 9천원의 이 단말기는 19년도 모델로 크레마의 최신 기종이다. 6인치의 화면에 물리키가 있고 다행인 점은 마이크로 SD카드를 지원한다. 열린서제를 지원한다고는 하나 안드로이드가 킷캣 버전이 탑재되어있어서 아마 지원이 안 되는 앱들도 생겨날 듯 하다. 외장메모리만 아니었다면 포크프로를 강력하게 추천했을 듯 하다. 배터리는 1500m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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