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하드디스크.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컴퓨터와 노트북들에 들어갔던 저장장치죠. 요즘엔 물론 대부분 SSD로 대체되는 추세이지만요.
하지만, 값싼 가격과 큰 용량이라는 장점 덕에 하드디스크는 아직도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외장하드를 정말 많이 사용하죠.
하지만 하드디스크 역시 소모품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 이상 쓰면 불량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게 바로 '배드 섹터(Bad Sector)'죠. 한마디로 하드디스크에 정상적이지 않은 섹터(부분)이 생기는 겁니다. 떨어뜨리는 등의 물리적인 충격으로도 생길 수 있고, 바이러스나 운영체제 이상 등 논리적인 오류로도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전자의 경우 하나의 배드섹터가 생기면 점점 번집니다. 그래서 결국 하드를 쓰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죠. 심한 경우 데이터를 읽을 수 없고 하드 자체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미리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드디스크의 상태를 진단하기 위한 도구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CrystalDiskInfo와 GM HDD Scan입니다. CrystalDiskInfo는 SMART를 이용해서 하드디스크를 진단하고,
GM HDD SCAN은 진짜 디스크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배드섹터를 진단합니다. 신뢰도는 이쪽이 좀 더 높죠.
사용법은 나중에 따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만약 배드섹터가 생긴 경우, GM HDD SCAN을 돌렸을 때 아래와 같이 빨간 점이 생기며 섹터 번호가 뜨고, 상태가 심각한 경우 진행률이 멈춰버리기도 합니다.
...상황이 심각합니다. 이런 하드는 재사용할 수도 없으니, 그냥 버려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버리는' 데에 있죠. 하드디스크는 복구율이 매우 높습니다. 그냥 버리면 자료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절대로 안 되고, 포맷해서 버린다고 해도 복구가 쉽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로우 포맷(이라고 쓰고 제로필이라 읽는다)을 두세번 해주거나, 소거 프로그램으로 삭제하거나, 3-PASS, 7-PASS 등을 돌려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이렇게 하다가 시간이 너무 걸려서 패스했습니다. 소프트웨어적인 소거 방법도 나중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물리적인 방법을 사용하겠습니다. 바로 깨부수는 것이죠. 하드디스크는 충격에 매우 약합니다. 드릴로 몇 개의 구멍만 뚫어줘도 복구 불능 상태가 됩니다. 저는 확실한 파괴를 위해서 모든 부품을 분해한 뒤, 플래터를 망가뜨리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플래터란 데이터가 실질적으로 저장되는 위치로서, 위 사진에 보이는 동그란 원판 부분을 플래터라고 부릅니다. 하드디스크에 따라 한 장에서 다섯 장 정도 들어있습니다. 노트북에나 외장하드에 많이 들어가는 2.5인치 하드디스크에는 1~2장이 들어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용을 시작해보죠. 위 사진은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던...(약 9년이군요) 500GB 외장 하드디스크입니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쓴 거라 떨어뜨린 적도 많았고, 결국 배드섹터가 판을 쳐서 인식도 못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외장 하드디스크에는 웬만하면 대부분 틈이 있습니다. 그 틈을 잡고 벌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귀찮으신 분들은, 이대로 그냥 밖에 가져가셔서 해머로 꽝꽝 내려치시면 됩니다. 그게 더 쉽긴 해요. 위험하긴 하겠지만요.
열어보면 이렇게 진짜 하드디스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맞아요. 외장하드는 그냥 2.5" HDD를 케이스에 넣은 겁니다. 거기에 LED와 SATA-USB 변환 잭을 하나 달아둔 거죠. 그래서 그냥 저 내부 하드디스크만 가지고도 외장하드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뜯읍시다. 여기는 나사로 고정된 게 아니니 그냥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서 들어내면 됩니다.
플라스틱 케이스는 완전히 분리를 한 상태고, 이제 하드디스크를 분해하겠습니다.
이 제품같은 경우에는 하드디스크 겉면에 추가로 철 지지대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풀어줍니다.
그럼 이렇게 분리가 됩니다.
하드디스크에 보면 이런 육각형 모양의 별 나사가 여러개 있습니다. 별 모양 드라이버가 없다면 풀 수 없습니다. 그냥 망치로 내려치세요. 만약 있다면, 저처럼 분해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하드디스크에 붙어있는 스티커는 모두 떼어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숨겨진 나사구멍을 찾을 수 있어요. 모든 나사를 풀었으면, 뚜껑을 분리합니다.
이제 그림 속에서만 보던 하드디스크의 모습이 여러분을 반겨줄 겁니다. 참고로 저는 이 상태에서 다시 컴퓨터에 연결했습니다. 그럼 하드디스크에서 "끼이이익...삑삑...끼릭" 등등 별의별 소리가 다 나면서 기괴하게 작동을 합니다. 물론, 분당 5400회 내지는 7200회의 속도로 돌기 때문에 절대로 돌아가는 표면을 건들지 않는 게 좋습니다. 뭐 물리적으로 망가뜨리기에는 최선이겠지만요.
이렇게 말입니다. 이럼 이제 이 하드는 재사용할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아니, 뚜껑 딸 때부터 버려야 했습니다.
내부에 조금 더 큰 사이즈의 별 나사가 있습니다. 또 다시 모두 풀어줍니다.
외부에도 나사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역시 모두 풀어줍니다. 이건 또 '+'자 나사입니다.
뒷면 패널은 그냥 버리셔도 됩니다. 이 안에 나사가 또 있으니 또 풀어줍시다.
그럼 플래터를 제외한 부품들이 이렇게 모두 분해됩니다. 참고로 저 상태에서 플래터를 잡고, 플래터 중심에 있는 나사를 돌려야 플래터가 빠집니다. 그냥 돌리면 플래터가 같이 돌아가서 나사가 안 풀려요.
모두 분해한 모습입니다. 저 원판 모양의 부품이 1~5개 정도 나올 수 있는데, 모두 박살내러 갑시다.
경고
처음에는 제 부주의로 인해서, 파편에 의한 부상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글에서 언급하겠지만, 실제로 플래터를 부수고자 할 경우 꼭 실외에서, 보안경을 착용하거나 플래터를 미리 비닐봉지에 넣은 후 망치로 살살 두들기길 바랍니다.
적당히 플래터를 깨기 좋은 위치에 올립니다.
그리고 망치로 '톡톡' 두들깁니다. 절대로 힘을 세게 주어 내려치면 안 됩니다! 2.5인치 하드디스크의 플래터는 표면이 유리와 비슷한 재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이 산산조각이 나버리고 매우 위험합니다. 그리고 치우기도 매우 힘들어요. 아무튼, 부수었다면 안전하게 폐기하시길 바랍니다.
파편 관련해서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저도 사방에 플래터 파편이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꼭 실외에서 진행하시고, 저와 같은 우를 범하지 말아주세요.
그런데 이렇게 끝내면 섭섭하죠. 그래서 제가 직접 실외에 가서 한 번 더 하드디스크를 박살내보았습니다. 궁금하신가요? 2편에서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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