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책 & 서평

지친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줄 책 세 권 추천↯

by 카루 (Rolling Ress) 2021. 1. 25.
반응형

전자책 단말기를 구매한 뒤로 책을 굉장히 많이 읽게 된다. 전자도서관을 탐험하며 몇 백권의 책들이 모두 내 손에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행복해진다. 마음에 드는 걸 찾아 바로 대출해서 읽으면 되니까. 덕분에 독서량도 크게 늘었다.

고등학생은 바쁘다. 학교 내신에 치이고, 모의고사에 치이고, 최대의 난관인 대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수업을 듣고, 야자를 하고, 학원에 다니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끝나있다. 삶을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대입 공장'의 부품이 되어 돌아가는 기분이다. 혼란스럽기만 했던 나에게 이 책들은 잠시 나를 쉬게 해 주고, 지친 나의 몸을 위로해주었다.

책을 읽다 보면 문장과 문장 사이를 쉬어가는 마침표가 수백 개가 넘는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에서 그러한 잠깐의 여유조차 갖지 못한다. 나와 같은 학생들이 평소에 겪을 수 있는 고민을 해결하고,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들을 추천한다.

 

1인분의 사랑 (박하령)

'1인분의 사랑이 대체 무슨 뜻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떠올렸던 생각이다. 『1인분의 사랑』은 해랑과 윤민, 두 고등학생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해랑은 고등학생이란 존재가 서글프다고 생각한다. 매번 어른들의 간섭을 받아야하고, 늘 쫓기는 쥐같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사람을 처음 좋아하면 상대방의 모든 것이 좋게 보이는데, 차차 우상이 걷히고 본모습을 보게 되어서일까? 윤민이는 여자친구보다 가족을 중요하게 여겼고, 이에 해랑은 결국 상처를 받게 된다. 해랑이는 자신도 '존재'로서 존재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윤민에게 "넌 사랑을 1인분으로 하니?"라며 화를 낸다.

이 책은 고등학생이 연애를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수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족들의 시선, 주위 어른들의 간섭, 학교와 학원에서 연애 사실을 숨겨야 한다는 압박감. 재미있는 점은, 등장인물들이 사랑에 대해 각각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사랑은 진짜배기가 최고라며 사사건건 간섭하는 엄마, 사랑에 순번을 정해놓고 여자친구와 있던 일을 없애버리는 윤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도망간 아빠. 해랑은 이기적인 엄마, 비겁한 윤민 모두를 떠나 사랑을 제대로 쓰는 사람에게 가기로 결심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조차도 속이고 싶을 때가 있다.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그게 얼마나 고독한 일인지…."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다. 나도 종종 나 자신을 속일 때가 있다. 괜찮지 않은데도 괜찮다고 거짓말하는 것이다. 나는 매일같이 나 자신을 세뇌시킨다. 그래야 진짜 괜찮아질 것 같았다. 남들이 내게 괜찮냐고 물어보면 나는 항상 그렇다고 답한다. 물론 그 뒤에는 쓴웃음이 밀려온다. 앞으로는 나를 속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괜찮지 않으면 괜찮지 않은대로, 그건 또 나의 다른 모습이니까. 애써 나를 부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한때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고 유명한 책이다. 나도 제목만은 많이 들어봤던 책인데, 이번 기회에 읽을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제목만으로 내용이 추리가 되지 않는다.

 

"이 책은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가진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와의 12주간의 대화를 엮은 책이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속은 곪아 있는, 지독히 우울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며,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불완전하고, 구질구질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이 한 권의 책이 당신의 슬픔을 모두 가져가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울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 책 소개글

마치 이 책을 읽다보면 내 문제에 대해 상담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종종 내 상황과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특히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사람들 간의 관계에 있어서, 혹은 학업 때문에 여러 딜레마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 고민에 대해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평소에 다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행동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조차 몰라서 불안할 때가 있다. 때문에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가 금방 다시 상처받을 때가 있다. 책에서는 "과연 어떤 행동 하나하나가 '나를 좋아해서', '나를 싫어해서'를 대표할까? 상대의 어떤 행동 하나하나를 '거절'로 받아들여서 해석하고 있다"라고 한다. 나는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 여전히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그리고 나와 같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같다.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오히려 떨어지거나, 혹은 야심차게 준비한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독특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낯선 환경에서 온전한 고독을 느껴보는 것도 좋아요. 어쩌면 정말 바닥까지는 가보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우리가 물에 빠져도 발이 땅에 닿으면 안심하잖아요. 딛고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바닥이 어딘지 모른다면 공포감이 어마어마하겠죠? 아예 바닥을 쳐 보는 것도 좋아요. 지금보다 더 큰 좌절감과 외로움을 느껴보는 거죠." 한 번 뿐인 인생에서 모험이라는 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제일 단순하면서 제일 효과적이라는 사실에는 부정을 못 하겠다. 나도 시험기간에 심하게 아파서 결국 결시를 하고 응급실에 갔는데,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경험이 있다. 이왕 결석하는 거, 조금이라도 마음을 편하게 갖는 편이 내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다음 시험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있고, 힘든 일도 있고, 우울한 일도 있고, 화나는 일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남과 공유하기도 하고, 혼자서 품고 있기도 하다. 물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하다가는 모두가 자신을 떠나갈 것이다. 그리고 들어주는 사람 입장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지치기만 하겠지. 하지만 책은 그렇지 않다. 언제든 찾아볼 수 있고,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어주기도 한다. 내가 먼저 책을 버리지 않는 이상 책은 결코 날 저버리지 않는다. 우리들은 사춘기를 겪으면서 감정변화가 심해지고, 때때로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고민이 많거나 우울할 때 읽으면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대로 어른이 되어도 괜찮을까요? (이남석)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또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해야 한다. 공부, 공부, 공부. 그렇게 공부를 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보자. 그때 우린 이미 스무 살이 넘었다. 자신의 목표가 없고,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공부만으로도 충분히 벅찬 고등학생들에게 한 가지의 과제가 더 있다.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꿈을 찾아가야 한다. 어쩌면 진로를 찾는 것이 공부를 하는 것 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진로를 정해도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경우도 많다. 이 책은 그런 우리를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해 준다.

이 책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데 도움을 준다. 내 진로를 찾는 데에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공부로부터 잠시 떨어져서,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는 청소년으로서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의 하루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선택’이 모여서 만들어집니다." 책 소개에 있던 문구를 인용했다. 우리는 정말 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숙제를 할까 게임을 할까?'와 같은 간단한 선택부터 선택과목은 무엇을 신청하고, 대학은 어디로 진학할 것이며 후에는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처럼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 고등학교 3년을 공부에만 매진하면 이런 중요한 선택을 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미래를 위해서 선택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우리의 진로를 찾는 게 아닐까.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한다. "가진 것을 꼼꼼히 보고 활용하라.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고, 실패했다면 그 원인을 찾아 더 나은 선택을 하라. 여러 분야를 조금씩 준비하되,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을 때는 인생에 더 도움이 되거나 더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쪽으로 고르라. 더 좋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이들을 융합하라."

 

나는 진로가 확실하게 정해진 친구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정해진 진로가 바뀌는 일도 무수히 많다. 현재 직업의 대부분이 앞으로는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하지 않은가. 나는 우선 내가 좋아하는 일 모두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피아노 연주하기, 프로그래밍 하기, 데이터 활용하기, 글쓰기 등. 그리고 차차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그 능력을 더 발전시킬 것이다. 혼란스럽던 머릿속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청소년기를 보내며 나와 같이 고민이 많은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청소년기는 중요하다. 학생의 신분은 중요하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많은 것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고난들을 겪는다. 누군가는 역경을 딛고 성공하지만, 누군가는 시련 앞에서 좌절한다. 누군가가 앞에서 끌어준다면 이 고통을 견디기에 훨씬 편할텐데.

그럴 때 나는 책을 읽는다. 우울할 때, 일이 풀리지 않을 때, 고민이 있을 때. 책들은 언제든 나를 반기고 내 마음을 토닥토닥 해준다. 『1인분의 사랑』,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대로 어른이 되어도 괜찮을까요?』 이 책들이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처럼,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다른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반응형


같이 보면 좋은 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