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aru's .../Karu's Story

행복한 과거, 추억보정

by 카루 (Rolling Ress) 2021. 12. 27.
반응형

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 그때가 좋았어.

- 작년이 좋았어.

- 옛날이 좋았어.

 

어쩌면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행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분명 기쁜 일이 있다가도 속상한 일이 있을 겁니다. 거기까지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기쁜 일만 맞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속상한 일이 있다고 너무 슬퍼할 필요도 없고요.

그래도, 현재의 내가 침체기를 맞는다면 과거에 호황기를 누렸던 이전의 내 모습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나를 과거의 나와 비교하기도 하죠. 지금의 나는 더 초라해보이고, 과거의 나는 실제보다 훨씬 행복해보입니다.

항상 그래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다니다보면 "아, 그래도 초등학교 때가 좋았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고, 고등학교에 들어오면 "중학교 때가 좋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의 저는 "작년이 좋았지"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되뇌입니다. 만약 제가 이제 고3이 된다면... 아무리 지금 보내는 시간이 역겹고 힘들지라도 "그래도 고2때가 좋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겠죠. 안일합니다.

우리는 항상 구부정한 길을 걷고 있어요. 지금도 길을 걸으면서 점점 더 심연으로 빠져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기는 이상적 자아와 현실의 자아가 가장 맞지 않는 시기예요. 거기에서 오는 인지부조화가 본인들을 괴롭히죠. 아직 현실을 직시하지 못해서. 내가 누군지 모르니까.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데?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왜냐? 예전에 그랬던 경험이 있으니까. 그런데 세상은 빠르게 변화합니다. 제가 자주 언급하죠. 레드퀸 가설. 세상은 빠르게 질주하고 있고, 내가 그것보다 더 빠르게 달리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걸. 등속도 운동을 해도 안 됩니다. 그러면 도태돼요.

걱정이 없던 때로,

신경 쓸 것이 없던 때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됐던 때로,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을 겁니다. 유독 그런 시기의 기억은 우리 머릿속에서 이상하리만큼 빛나곤 하죠. 기억은 그대로예요. 그걸 받아들이는 우리 마음이 그만큼 기억들을 더 닦아주고, 더 잘 보이는 곳에 놓고, 더 반짝이게 하니까. 현재의 내가 더 침체될수록, 과거의 나는 더욱 찬란하게 빛납니다. 그걸 바라보는 현재의 나는 점점 더 무너져내릴 수밖에 없죠.

자존감이 낮으면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여러분들은 제 실수를 따라하지 말길.

당신의 인생에서 빛나지 않았던 때는 없으니까.

비교적인 관점에서 가치 판단은 언제나 상대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요. 지금 여러분이 무너져내렸다고 해도, 앞으로 더 힘든 일을 겪다보면 역시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그렇다고 당신이 지금 겪는 아픔을 부정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오히려 받아들이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추억보정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과거에 매몰되어 현재를 잃어버린 채 방황하지 말자."

제가 지금 가장 많이 하는 실수. 과거는..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야 아름다운 법이죠. "과거의 난 이랬는데 왜 지금의 난 이게 안 되지?" 글쎄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당신의 인생은 바닥으로 내려꽂힐 겁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했죠. '남'이라고 부르는 비교 대상은 과거 자신의 모습도 포함합니다. 1학년의 카루는 지금의 저와는 달라요. 다른 시간축에 사는 남입니다. 나도 저런 모습이 있었구나, 저때 참 멋있었네, 하고 넘기면 됩니다. ???: 저 카루, 스페인 대사님께 초청을 받았구나! 우와 멋져: 이렇게 하고 끝내라는 겁니다

우리는 미래를 현재로 끌어당겨 소화해야 할 사람. 과거가 우리를 잡고 있다면 미래를 받아들일 공간이 없습니다. 날려버리세요. 당신이 내신이 좋았다? 수상을 휩쓸고 다녔다? 좋은 학교에 다녔다? 좋은 친구를 가졌'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요. 굳이 여기다 파멸이란 말을 쓰고 싶진 않지만, 그에 준할 정도로 자신을 망치는 행위입니다. 당신을 괴롭히지 마세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폭력을 휘두르지 말란 겁니다.

반응형

'Karu's ... > Karu's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의와 친밀도의 상충관계  (0) 2022.01.02
무의식 속 불안감  (0) 2021.12.28
공동체의 상실과 번아웃 증후군  (0) 2021.12.19
스페인 대사님의 초청  (0) 2021.11.24
퍼준다고 돌려받진 않아요  (0) 2021.11.21


같이 보면 좋은 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