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에버튼하우스 에그쿠커 짤막한 리뷰를 해보았습니다. 키친아트였나? 여러 브랜드에서 더 좋은 성능의 제품을 많이 출시하고 있기는 해요. 타이머가 달렸다든지, 계란 쌓는 탑이 2단이라든지. 그런데 굳이 이걸 산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싸니까. 8천원대 에그쿠커.. 차라리 아낀 돈으로 더 많은 재료를 사서 맛있게 먹으면 그만 아닐까요?
참치 하면 동원참치, 골뱅이 하면 유동골뱅이. 고등어는 어디일까요? 모르겠습니다. 와중에 기숙사생이 왜 고등어 통조림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꽁치를 사고 싶었는데 꽁치 통조림이 생각보다 비싸더라고요. 어차피 쪄먹을 거라면 고등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과 행사에서 받은 시리얼컵에 뜨거운 물을 받아주고 고등어를 넣습니다. 이러라고 있는 레몬즙이 아니지만, 비린내를 잡기 위해 이 정체모를 탕에 투하해줍니다. 반만 넣고, 반은 아까우니까 그냥 마십시다.
뒤집어주고, 잠시 이대로 놔둡니다. 다른 걸 준비해야 하거든요.
부모님께 받은 궁채절임 반찬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먹진 않고 있었습니다만, 오늘은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군요. 에그쿠커의 구멍을 조심하며 궁채를 깔아줍니다.
대망의 고등어를 이 위에 올려줍니다. 이 상태로 뚜껑 덮고 찌면 끝입니다. 중간중간 물이 부족해질 수 있으니 물이 전부 사라지기 전에 적당히 보충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안 그러면 과열로 인해 고장이 날 수 있습니다.
햇반을 하나 개봉하여 곁들이면 매우 좋습니다. 간장 양념에 절여진 궁채의 향이 고등어에 배여 꽤 독특한 감칠맛이 나고, 궁채도 부드럽게 익어 고등어 살과 함께 먹으면 아삭거리는 식감이 고등어의 풍미를 높여줍니다. 에그쿠커 하나만으로 이 정도의 요리가 나오는 게 꽤나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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