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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리뷰 & 사용기

"라면 주제에 명품?" 하림 The미식 장인라면 리뷰

by 카루 (Rolling Ress) 2022.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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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전자기기 리뷰 카테고리를 분리한 후 이젠 리뷰 범위가 넓어지고 있죠. 그런데...이건 얘기 해야겠습니다. 하림의 The미식 장인라면. 기대를 많이 했는데, 뭐 나쁘진 않아요. 다만, 휴대폰에 비유하자면 LG의 VELVET, 삼성의 갤럭시 노트20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뭔 소리냐고요?

괜찮아요. 잘 만들었어요. 그런데 가격을 생각했을 때, 괜찮은가? 그건 아니란 거죠.


아무튼, 오늘 가져온 제품은 식품...입니다. 하림에서 만든 'The미식 장인라면'인데요, 2021년 10월 15일 출시된 하림의 첫 라면입니다. 가격은 봉지당 2200원. 삼양 국민라면이 봉지당 400원, 진라면이 봉지당 568원, 신라면이 봉지당 709원임을 고려해봤을 때 2200원... 이거 한 봉지가 다른 라면 한 '팩'과 비슷한 가격입니다. 비싼 건 맞아요.

담백한 맛과 얼큰한 맛 두 종류가 있는데, 이건 담백한 맛입니다. 제가 매운 걸 못 먹어서요. 면은 건면으로, 기름기가 묻어나지 않아요. 스프는 건더기 스프와 국물 스프(육수)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라면이 분말스프인 데 반해, 액상스프가 탑재 동봉되었다는 점은 특징이군요.

열량은 380kcal로 다소 낮고, 단백질은 소폭 높습니다. 나트륨도 1370이면... 뭐 아주 높은 건 아닌데, 그래도 절대적인 수치가 높으니 국물까지 다 마시는 건 딱히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건더기 스프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열자마자 톡 쏘는 냄새가 코를 찔러요. 당근이랑 버섯이 보이고, 파, 그리고 청양고추가 들어가있네요. 이것들이 매운맛의 원인입니다. 참고로 청양고추를 싹 다 빼고 끓여도 또 다른 감칠맛이 나요. 다만 귀찮을테니..그냥 제공해준 대로 먹도록 합시다.

액상스프는 말 그대로 액체이기 때문에, 고체 분말스프에 비해 끓는 도중에 넣었다고 해서 확 끓어넘치거나 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좀 식어요.

국물이 향부터 남다릅니다. 확실히 이건 우위에 있는 점이긴 해요. 향이 진하게 풍깁니다. 꽤 고급스러워요.

건더기를 투하한 모습입니다. 잘 끓고 있네요.

면을 넣었습니다. 건면이라 면을 넣어도 기름기가 둥둥 뜨지 않고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자, 라면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맛을 볼까요?

면발은 쫄깃합니다. 특히 이렇게 중간중간 들어있는 버섯들도 생각보다 크기가 커요. 씹는 맛도 있고, 특별히 단점이랄 게 없습니다. 다만 이게 조금 빨리 퍼지는 경향이 있어요. '면을 천천히 음미하며 먹어달라'라고 했지만, 진짜 그렇게 먹다가는 다 불겠습니다.

국물의 경우, 처음 먹었을 때는 장인라면 특유의 감칠맛과 향으로 "아, 확실히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국물이 정말 신의 한 수라고 보여요. 특히 먹으면 먹을 수록 그 향이 더 깊어집니다. 다만 거의 다 먹어갈 때 쯤은 육수에 침전된 후추가루 같은 것들 때문에 오히려 맛이 탁해진다고 해야 할지, 칼칼해진다고 해야 할지. 처음의 그 맛은 안 나요.


프리미엄 라면을 표방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건 역시 가격이죠. 돈 값을 하는가? 으음... 모르겠어요. 어쩌다가 한 번씩 먹는 라면으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걸 메인으로 먹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네요. 비싸도 너무 비싸요. 사실 봉지당 1000원대 후반으로도 비싸다고 하기에 충분한데, 2200원은... 일부러 가격을 좀 높게 잡은 듯 합니다. 아무래도 얘는 수요가 비탄력적일 거란 말이죠. '어차피 사먹을 사람들은 비싸도 살테니, 가격을 좀 더 비싸게 책정해서 매출을 올리자'와 같은 결정을 했을지도 몰라요. 소비자 입장에선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소비자가 기업의 그런 결정까지 감안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두 번째, 아무리 프리미엄이니 뭐니 해도, 얘는 라면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좀 잊은 것 같아요. 하림에서는 분명 '명품 라면, 프리미엄 라면'을 추구했을 겁니다.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냥 라면이에요. 다 똑같은 라면. 닭 기반의 액상스프는 좋아요. 그런데 그거 말고도 2200원을 기꺼이 내면서 다른 라면 말고 이걸 선택해야 할 이유가 있냐? 제가 보기엔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하림에서 이런 라면을 출시해준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라면도 좀 다양화, 고급화가 되어야 할 시점이긴 하니까. 특히나 요즘엔 조금 비싸더라도 건강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그런데, 조금 과했어요. 사람들이 '라면'이라는 것에 갖고 있던 인식을 한순간에 뒤집기엔 무리였습니다. 그러니 '비싸다'라는 생각에 판매량이 저조한 게 아닐까 의심해봅니다.

잘 만든, 맛있는 라면이에요. 그렇지만, 시장을 뒤집을만한 치트키가 있는 게 아님에도 첫 시작부터 무리수를 두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대중적인 라면 브랜드'로서의 하림은 딱히 볼 일이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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