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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리뷰 & 사용기

에이루트 폴더 A1 후기/리뷰: 이딴 걸 효도폰으로 판다고요?

by 카루 (Rolling Ress) 2024.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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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이 나오는 것을 환영합니다. LG의 듀얼스크린과 WING의 화려한 폼팩터도 좋아했고, 갤럭시 폴드와 Z 플립을 시작으로 여러 폴더플폰이 나오는 것에도 상당히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씩 나와주는 폴더형 스마트폰, 스마트폴더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제가 쓸 건 아니고, 가족 선물용으로요.

하지만, 삼성은 갤럭시 폴2 2021을 이후로 더 이상 스마트폴더를 출시하고 있지 않으며, 그마저도 2016년 출시된 폴더2를 우리고(2019) 또 우려서(2021) 출시한 스마트폰입니다. 2021년에 micro-B라니. 세상에. LG는 아예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해버렸죠. 메이저 제조사는 스마트폴더를 더 이상 만들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만들고 있었던 때에도 그닥 품질이 좋진 않았습니다.

현재는 ALT, 에이루트, 팬택 등에서 스마트 폴더를 출시한 상황입니다. 물론 더 있겠지만, 국내에서 최소한 "사용은 가능한" 스마트폴더폰은 저 셋이 거의 전부입니다. 지난 글에서 무게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ALT MIVE 스타일폴더를 구매하라고 말씀드렸죠. 솔직히 MIVE 스타일폴더를 안 써봐서 함부로 말은 못 하겠지만, 그래도 에이루트 A1을 구매하지 말라고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팡에서 가개통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처음에 일반판매자에게서 샀더니 상품을 안 보내고 버티다 취소해버리는(...) 일이 있어서 판매자 로켓 상품으로 재구매했습니다. 그런데 박스가 상당히 상태가 안 좋네요. 스크래치도 많이 나 있고. 뭐, 괜찮습니다. 어차피 가개통인 거 알고 있고, 이건 에이루트 잘못은 아니니까요.

 

구성품은 잘 들어있습니다. 본체, 설명서, 충전기, 케이블입니다.

무슨 얼룩이 묻어있습니다. 가개통이니까 참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래도 "통신사를 통해 개통된 유심기변 상품으로서, 필수통화 후 사용하지 않은 새제품입니다"라고 호언장담한 판매자의 말이 괘씸해집니다. 필수 통화를 뭘 어떻게 했길래 저런 얼룩이 묻었으며, 닦지도 않은 채로 배송을 시킨 걸까요. 그래요, 뭐 여기까진 에이루트 잘못은 아니니까.

이제부터 잘못 시작입니다. 이게 뭐죠? 키패드를 자세히 봐주세요. 1번은 밝고, 바로 옆에 있는 2번은 빛이 약합니다. 3번은 자기 안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공존하고, 6번은 또 혼자 밝죠. 백라이트가 균일하지 않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담기는데, 실제로 보면 체감이 크게 됩니다. 보자마자 탄식이 나왔습니다. 이 정도 QC 검수도 안 하고 내보내나?

단점 1. 균일하지 않은 키패드 백라이트, 조잡한 키패드 퀄리티와 QC

공간 부족의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배터리 아래에 SIM 카드와 microSD 카드 슬롯이 자리해 있습니다. SIM카드와 microSD 카드 슬롯을 핫스왑으로 바꿀 수 없다는 건 큰 단점이지만, 이 폰의 주된 사용층을 생각했을 때 여기에 손을 댈 일이 많진 않을테니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배터리 설계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용량이 2000mAh로 작은 건 둘째 치고, 왜 분리형일까요? 옛날 폰들처럼 배터리만 충전 가능한 독을 제공하는 것도 아닌데. 차라리 ALT 스타일폴더처럼 일체형 배터리로 하고, SIM카드와 microSD 카드 슬롯을 핫스왑 가능하게 하고, IP52로 방수방진 있는 "척"이라도 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교체형의 장점은 없으면서, 오히려 교체형으로 만들어 SIM과 microSD 슬롯을 핫스왑이 불가능하게 했다면 이건 단점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단점 2. 의미 없는 교체형 배터리, 접근이 불편한 SIM / microSD 슬롯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못해도 9V 충전은 기본이 되어가는 요즘 세상에 5V 충전만 받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꼭 전압을 높이는 게 아니라 암페어를 높여도 되니까. 그런데 5V 1A 충전입니다. 5W 받아요. 그 이상은 받지도 않아요. 고속충전기를 연결하면 5W로 충전되는 게 아니라, 그냥 충전이 안 됩니다. 진짜 이런 폰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폰에서 받는 전류량이 적으면 느리게라도 충전이 되는 게 일반적인데, 아예 충전이 안 된다? C타입이면 뭐해요, 충전기를 이렇게 가리는데.

단점 3. 지나치게 느린 충전 (5W)

단점 4. 제한적인 충전기/케이블 호환성

전화 앱은 구글 다이얼러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뭔가 커스텀이 들어갔나봐요. 키패드 매핑 때문에 그랬는지, 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다이얼러랑 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작은 화면에 터치 숫자 패드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거 뭐 앱에 대놓고 박혀있는 거라서 물리 키패드를 써도 자동으로 사라지고 그러지 않아요. 덕분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는데, 작아서 잘 안 보입니다. 저같은 20대 청년들은 아주 잘 보이지만, 작은 글씨를 잘 못 보는 어르신들껜 굉장한 약점이 됩니다.

단점 5. 최적화 되지 않은 기본 앱

 
삼성 갤럭시 M12
샤오미 레드미 노트10
에이루트 A1
프로세서
Exynos 850 (8-cores)
SD 678 (8-cores)
QM215 (4-cores)
메모리/스토리지
3GB / 32GB
4GB / 128GB
2GB / 16GB
디스플레이
6.5" HD
6.43" FHD
3.5" WVGA
Wi-Fi
1/2/3/4
1/2/3/4/5
5 GHz 미지원
카메라
8MP + 48MP + 5MP + 2MP + 2MP
13MP + 48MP + 8MP + 2MP + 2MP
2MP + 5MP
배터리, 충전
5000mAh, 15W
5000mAh, 33W
2000mAh, 5W
운영체제
Android 13
Android 12
Android 11
기타
지문인식
IP53 방수방진
지문인식
전면 스크린 탑재
출고가
198,000
218,900
199,800

에이루트 A1의 출고가가 199,800원, 약 20만원 정도 하는 셈입니다. 여기 약 20만원짜리 핸드폰 2개를 더 가져와봤습니다. 샤오미 레드미 노트 10과, 삼성의 갤럭시 M12입니다. 두 모델 모두 우리나라에서 구매 가능한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지금은 셋 다 옛날 폰이 되어버려 판매처를 찾기가 어려워졌지만.

폴더폰이면 힌지도 만들어야 하고, 키패드도 만들어야 해요. 공정이 더 복잡해지겠죠.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이런 사양의 폰을 20만원을 받고 판매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가격은 셋이 다 똑같아요. 출시 시기도 어느 정도 비슷하고. 오히려 에이루트 A1이 제일 최신일 겁니다. 프로세서 성능은 반토막이죠. 쿼드코어? 어차피 이걸로 게임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충분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램이 2GB예요. 저장 메모리도 16GB예요. 이거 뭐 2015년에 나온 갤럭시 A5와 스토리지가 동일합니다. 사진 몇 장 찍으면 금방 찰 용량이죠. 아, 에이루트가 그걸 걱정해줬나 봅니다! 5MP 카메라로 사진 해상도도 형편없거든요!

화면 크기가 작은 건 그럴 수 있어요. 화면을 크게 만들면 폴더폰 특성상 기하급수적으로 무거워질 테니까. 근데 그럴 거면 앱 최적화라도 똑바로 해주든가. 전화 걸려고 번호 누르면 숫자는 작아져서 안 보이고. 하드웨어 선택도 별로고, 소프트웨어로 보완하려는 노력도 딱히 안 보여요.

거기에 제일 큰 문제는 배터리.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배터리를 하나 더 주는 것도 아니고, 배터리 충전 독을 동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별매품으로 파는 것도 아니고. 용량은 2000mAh로 엄청 작고, 충전은 5W로 느리고. 심지어 고속충전은 아예 인식을 못 해서 충전이 안 되고. 저속으로 충전되었으면 그러려니 했을텐데, 충전 작업을 인식을 못 해요. 2023년에 이런 폰을 출시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입니다.

수험생 폰으로는 제격일 것 같아요. 짜증나서 폰을 못 쓰겠어요. 효도폰? 이게 무슨 효도폰이야. 불효폰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이를 악물며 눈물을 머금고 이 폰을 선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안이 없어서요. 1인치 이상의 외부디스플레이가 있는 폴더폰이 이거 하나밖에 없어요. 지금 시점에서 유일하게 구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이렇게 비판을 하면서도 살 수밖에 없었어요.

삼성이나 LG에겐 바라지 않을게요. 뭐 이미 사망한 LG가 다시 부활할 수 있는가는 논외로 치고... 어느 기업에서든, 제대로 된 폴더폰 하나만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2년에 한 번 출시하든, 3년에 한 번 출시하든, 어쨌든 수요가 간간히 있잖아요. 적어도 이런 제품들이 "효도폰"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해서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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