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이 나오는 것을 환영합니다. LG의 듀얼스크린과 WING의 화려한 폼팩터도 좋아했고, 갤럭시 폴드와 Z 플립을 시작으로 여러 폴더플폰이 나오는 것에도 상당히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씩 나와주는 폴더형 스마트폰, 스마트폴더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제가 쓸 건 아니고, 가족 선물용으로요.
하지만, 삼성은 갤럭시 폴더2 2021을 이후로 더 이상 스마트폴더를 출시하고 있지 않으며, 그마저도 2016년 출시된 폴더2를 우리고(2019) 또 우려서(2021) 출시한 스마트폰입니다. 2021년에 micro-B라니. 세상에. LG는 아예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해버렸죠. 메이저 제조사는 스마트폴더를 더 이상 만들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만들고 있었던 때에도 그닥 품질이 좋진 않았습니다.
현재는 ALT, 에이루트, 팬택 등에서 스마트 폴더를 출시한 상황입니다. 물론 더 있겠지만, 국내에서 최소한 "사용은 가능한" 스마트폴더폰은 저 셋이 거의 전부입니다. 지난 글에서 무게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ALT MIVE 스타일폴더를 구매하라고 말씀드렸죠. 솔직히 MIVE 스타일폴더를 안 써봐서 함부로 말은 못 하겠지만, 그래도 에이루트 A1을 구매하지 말라고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팡에서 가개통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처음에 일반판매자에게서 샀더니 상품을 안 보내고 버티다 취소해버리는(...) 일이 있어서 판매자 로켓 상품으로 재구매했습니다. 그런데 박스가 상당히 상태가 안 좋네요. 스크래치도 많이 나 있고. 뭐, 괜찮습니다. 어차피 가개통인 거 알고 있고, 이건 에이루트 잘못은 아니니까요.

구성품은 잘 들어있습니다. 본체, 설명서, 충전기, 케이블입니다.

무슨 얼룩이 묻어있습니다. 가개통이니까 참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래도 "통신사를 통해 개통된 유심기변 상품으로서, 필수통화 후 사용하지 않은 새제품입니다"라고 호언장담한 판매자의 말이 괘씸해집니다. 필수 통화를 뭘 어떻게 했길래 저런 얼룩이 묻었으며, 닦지도 않은 채로 배송을 시킨 걸까요. 그래요, 뭐 여기까진 에이루트 잘못은 아니니까.

이제부터 잘못 시작입니다. 이게 뭐죠? 키패드를 자세히 봐주세요. 1번은 밝고, 바로 옆에 있는 2번은 빛이 약합니다. 3번은 자기 안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공존하고, 6번은 또 혼자 밝죠. 백라이트가 균일하지 않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담기는데, 실제로 보면 체감이 크게 됩니다. 보자마자 탄식이 나왔습니다. 이 정도 QC 검수도 안 하고 내보내나?
단점 1. 균일하지 않은 키패드 백라이트, 조잡한 키패드 퀄리티와 QC

공간 부족의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배터리 아래에 SIM 카드와 microSD 카드 슬롯이 자리해 있습니다. SIM카드와 microSD 카드 슬롯을 핫스왑으로 바꿀 수 없다는 건 큰 단점이지만, 이 폰의 주된 사용층을 생각했을 때 여기에 손을 댈 일이 많진 않을테니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배터리 설계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용량이 2000mAh로 작은 건 둘째 치고, 왜 분리형일까요? 옛날 폰들처럼 배터리만 충전 가능한 독을 제공하는 것도 아닌데. 차라리 ALT 스타일폴더처럼 일체형 배터리로 하고, SIM카드와 microSD 카드 슬롯을 핫스왑 가능하게 하고, IP52로 방수방진 있는 "척"이라도 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교체형의 장점은 없으면서, 오히려 교체형으로 만들어 SIM과 microSD 슬롯을 핫스왑이 불가능하게 했다면 이건 단점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단점 2. 의미 없는 교체형 배터리, 접근이 불편한 SIM / microSD 슬롯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못해도 9V 충전은 기본이 되어가는 요즘 세상에 5V 충전만 받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꼭 전압을 높이는 게 아니라 암페어를 높여도 되니까. 그런데 5V 1A 충전입니다. 5W 받아요. 그 이상은 받지도 않아요. 고속충전기를 연결하면 5W로 충전되는 게 아니라, 그냥 충전이 안 됩니다. 진짜 이런 폰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폰에서 받는 전류량이 적으면 느리게라도 충전이 되는 게 일반적인데, 아예 충전이 안 된다? C타입이면 뭐해요, 충전기를 이렇게 가리는데.
단점 3. 지나치게 느린 충전 (5W)
단점 4. 제한적인 충전기/케이블 호환성
전화 앱은 구글 다이얼러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뭔가 커스텀이 들어갔나봐요. 키패드 매핑 때문에 그랬는지, 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다이얼러랑 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작은 화면에 터치 숫자 패드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거 뭐 앱에 대놓고 박혀있는 거라서 물리 키패드를 써도 자동으로 사라지고 그러지 않아요. 덕분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는데, 작아서 잘 안 보입니다. 저같은 20대 청년들은 아주 잘 보이지만, 작은 글씨를 잘 못 보는 어르신들껜 굉장한 약점이 됩니다.
단점 5. 최적화 되지 않은 기본 앱
삼성 갤럭시 M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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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레드미 노트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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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루트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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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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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ynos 850 (8-co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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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 678 (8-co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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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215 (4-co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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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스토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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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B / 32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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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B / 128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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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B / 16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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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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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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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3" F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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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WV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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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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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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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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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GHz 미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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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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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MP + 48MP + 5MP + 2MP + 2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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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P + 48MP + 8MP + 2MP + 2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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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P + 5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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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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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mAh, 15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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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mAh, 33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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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mAh, 5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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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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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oid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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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oid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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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oid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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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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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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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53 방수방진
지문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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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스크린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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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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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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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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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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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루트 A1의 출고가가 199,800원, 약 20만원 정도 하는 셈입니다. 여기 약 20만원짜리 핸드폰 2개를 더 가져와봤습니다. 샤오미 레드미 노트 10과, 삼성의 갤럭시 M12입니다. 두 모델 모두 우리나라에서 구매 가능한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지금은 셋 다 옛날 폰이 되어버려 판매처를 찾기가 어려워졌지만.
폴더폰이면 힌지도 만들어야 하고, 키패드도 만들어야 해요. 공정이 더 복잡해지겠죠.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이런 사양의 폰을 20만원을 받고 판매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가격은 셋이 다 똑같아요. 출시 시기도 어느 정도 비슷하고. 오히려 에이루트 A1이 제일 최신일 겁니다. 프로세서 성능은 반토막이죠. 쿼드코어? 어차피 이걸로 게임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충분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램이 2GB예요. 저장 메모리도 16GB예요. 이거 뭐 2015년에 나온 갤럭시 A5와 스토리지가 동일합니다. 사진 몇 장 찍으면 금방 찰 용량이죠. 아, 에이루트가 그걸 걱정해줬나 봅니다! 5MP 카메라로 사진 해상도도 형편없거든요!
화면 크기가 작은 건 그럴 수 있어요. 화면을 크게 만들면 폴더폰 특성상 기하급수적으로 무거워질 테니까. 근데 그럴 거면 앱 최적화라도 똑바로 해주든가. 전화 걸려고 번호 누르면 숫자는 작아져서 안 보이고. 하드웨어 선택도 별로고, 소프트웨어로 보완하려는 노력도 딱히 안 보여요.
거기에 제일 큰 문제는 배터리.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배터리를 하나 더 주는 것도 아니고, 배터리 충전 독을 동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별매품으로 파는 것도 아니고. 용량은 2000mAh로 엄청 작고, 충전은 5W로 느리고. 심지어 고속충전은 아예 인식을 못 해서 충전이 안 되고. 저속으로 충전되었으면 그러려니 했을텐데, 충전 작업을 인식을 못 해요. 2023년에 이런 폰을 출시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입니다.
수험생 폰으로는 제격일 것 같아요. 짜증나서 폰을 못 쓰겠어요. 효도폰? 이게 무슨 효도폰이야. 불효폰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이를 악물며 눈물을 머금고 이 폰을 선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안이 없어서요. 1인치 이상의 외부디스플레이가 있는 폴더폰이 이거 하나밖에 없어요. 지금 시점에서 유일하게 구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이렇게 비판을 하면서도 살 수밖에 없었어요.
삼성이나 LG에겐 바라지 않을게요. 뭐 이미 사망한 LG가 다시 부활할 수 있는가는 논외로 치고... 어느 기업에서든, 제대로 된 폴더폰 하나만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2년에 한 번 출시하든, 3년에 한 번 출시하든, 어쨌든 수요가 간간히 있잖아요. 적어도 이런 제품들이 "효도폰"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해서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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