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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Study

언어학 탐구 프로젝트 #3: 형태론

by 카루 (Rolling Ress) 2022.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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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형태소는 의미를 가진 최소 단위를 뜻한다. 여기서 더 잘게 분해하면 고유의 뜻을 잃어버린다. 뜻이 같지만 형태가 다른 것들을 이형태라고 하는데, 이는 마치 음소(음운)-이음의 관계와 비슷하다. '가구'에서 'ㄱ'이 다르게 소리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우리가 구분하지 못할 뿐이다.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형태소는 자립형태소, 무언가와 붙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것들을 의존 형태소라고 한다. 다른 분류도 있는데, 실질적 의미를 가진 것을 실질 형태소, 문법적 의미만을 갖는 것을 형식 형태소(문법 형태소)라고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형태소는 다른 형태소와 결합이 자유로운 데 반해 "특정 형태소"하고만 결합해서 뜻이 생기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유일 형태소라고 한다.

- 보슬비: 보슬 + 비 => 보슬은 뭔가?

- 앙갚음: 앙 + 갚- + -음 => 은 또 뭔가?

=> 앙큼하다? 앙탈? 앙증맞다? 이것들과 같은 '앙'인가?

- 새삼스럽게: 새삼 + 스럽- + -게 => 새삼은 뭔가?

기상현상에 쓰이는 보슬은 오직 보슬비로만 쓰이며, *보슬해, *보슬구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앙'갚음의 '앙'도 밑에 써둔 사례와 딱히 맞는 것 같지도 않다. 앙탈은 또 뭔가. 아무리 생각해도 앙갚음과 앙탈의 상관관계는 없는 것 같다. 혹시 모른다. 앙탈부리는 걸로 앙갚음을 할지도.

음운 규칙 말고도 형태 규칙(조어법) 또한 우리 속에 잠재되어 있다. 형태소는 접두사, 삽입사, 접미사로 구분되며 파생/굴절의 역할도 한다. 다만 우리가 배우는 고3 언매에선 삽입사나 굴절에 관한 내용은 딱히 다루지 않는다. 국어에서는 그런 예가 흔치 않으니까. (아예 없을 수도 있지만, 확인한 게 아니므로 흔치 않다고만 하겠다) 여하튼, 굴절형태소는 굴절을 표시하는 접미사, 파생형태소는 새로운 품사를 파생시키는 접미사를 말한다. 다만 굴절형태소는 항상 맨 뒤에 등장한다.

어근+어근으로 생성되는 단어를 합성어, 어근+접사로 생성되는 단어를 파생어라고 한다. 어근을 자립형태소로 보아도 될 것 같다. 한편, 여러 개의 단어가 구성된 구가 하나의 단어 역할을 하는 것을 숙어라고 한다. 관용어 내지는 관용구도 같은 의미다. idiom.

숙어에는 재미있는 특징이 있다. 함부로 건들면 안 된다. 즉, 수식을 한다든가 형식을 바꾸면 안 된다. 예를 들어, The cat is out of the bag. 이란 문장이 있다고 해보자. 이건 "비밀이 누설되다" 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걸 살짝 변형해서 *The cat is out of the box. 라고 하면 완전히 다른 뜻(고양이가 상자에서 나왔다)이 되어 버린다. 영어라서 감이 잘 안 오는가?

- 강 건너 불구경 (자기 일도 남일처럼) => *강 건너 뜨거운 불구경

- 턱걸이하다 (신조어? 내신 등급에서 마지막 등수를 차지하다) => *턱걸이를 열심히 하다

또한, 단어를 중복해서 만들기도 한다. 뒤죽박죽, 울퉁불퉁, 보글보글, 지글지글 등등. 주로 의성어나 의태어 등이 해당되는데, 어두 자음이 없거나 자음의 강도가 약한 것이 앞에 위치한다. 아님 고모음이 앞에 오고, 가까운 것이 먼저 온다.

또는, 첫 글자(or 음절)를 따서 만든 두자어도 있다. WHO 등등. laser나 scuba도 이러한 두자어다. 왜냐고?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s or Radiation(아마 뜻이...방사선의 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 이었나)와 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휴대용 수중 호흡기)니까.

신조어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상표의 보통명사화. 사실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기업들은 굉장히 싫어한다. 자신들의 상표가 그냥 아무 가치도 없어지게 되니까. 그래서 부기보드 사(社)에선 "LCD 전자 노트"를 '부기보드'라고 지칭하는 것을 금지한다. 나도 뭣모르고 그렇게 썼다가 경고 먹은 적 있다(...) 내 블로그가 그만큼 유명했군!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닌데, 역사적/사회적인 흐름을 기업이 막을 수 있을까? 나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그만큼 기업들이 안간힘을 써서 막으려는 것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선 '초코파이'가 대표적인 예시고, 외국에서도 'Google', 'Photoshop'등이 있다. 특히 저 둘은 아예 그냥 동사로 쓰인다. (Let's google it. I photoshopped your face. 등등) 뭐 더 찾아보면 크레파스, 가그린, 버물리, 워드/파워포인트/엑셀, 짜파게티 등등이 있겠다.

말이 샜다. 여하튼, 이러한 파생/합성 원리를 이용해서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때로는 (좀 과한) 축약을 하기도 한다. 벌써 코로나19가 발생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온라인 비대면 학습'을 온클(온라인 클래스)로 지칭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원격 수업" 또한 예전에는 의미가 그리 강하지 않았지만 요즘엔 온클과 비슷한 의미로 종종 쓰인다. 하나 더 있다, 개잡주(개- + 잡주雜株). 주식판에서 정말 많이 듣는 용어다. 질릴 정도로.

한편, 파생어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심화영어 논술형 시험에서 'removal'을 'removing'이라고 썼다가 틀리거나 깎인 친구들이 많을 거다. 선생님의 말씀으론 "동사의 명사형이 이미 있는 경우, -ing 형을 쓰지 않고 해당 명사형을 우선 사용한다"라고 하셨다.

영어에서는 -ation/tion/ion을 통해 동사를 명사로 파생한다. 또는 -c(a)tion이 붙는 경우도 있다.

- explain-ation / descrip-tion / discuss-ion / justifi-cation

혹은 -ity를 붙이기도 한다. 때로는 -ous어미 뒤에서 u를 빼고 -ity가 붙는다.

- possible + ity => possibility, curious + ity => curiosity

그런데 various는 *variosity따위 말로 쓰이지 않는다. 이미 variety라는 명사형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명사형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때는 이렇게 마구잡이로 붙여대면 안 된다.


형태론은 짧다! 이제 꽤 긴 통사론이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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