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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전자기기

왜 이러는 거야? 애매한 보급형 풀프레임 미러리스 니콘 Z 5

by 카루 (Rolling Ress) 2020.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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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한때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과도기가 왔었죠. a7m3와 a7r4를 내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소니. 그리고 그 소니를 잡기 위해 EOS R/RP와 Z 7/Z 6를 냈지만 뭔가 하나씩 애매한 캐논과 니콘. 그런데 점점 기세가 바뀌어갑니다. 영원히 우세할 것만 같던 소니가 주춤하더니 그 사이에 캐논이 EOS R5, R6를 내며 제대로 된 라인업을 갖추기 시작했지요. 그러나 니콘은 아직까지 더 높은 사양의 바디는 내지 못하고 있고, Z 50을 출시하며 Z 시리즈에 DX 포맷, 즉 APS-C 라인업을 추가해 입문자들을 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니콘이 이제 Z 5를 출시하며 풀프레임 카메라인 니콘 Z 시리즈의 접근 장벽을 낮추려고 합니다. 물론, 그게 잘 될 건지는 봐야 알겠지만요. 캐논과는 달리 니콘은 Z 7이 가장 좋고, Z 6, 그 다음이 Z 5입니다. 풀프레임 보급기 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우선 성능부터 봅시다.

 

센서

24.3MP FX포맷 (35mm 풀프레임) Z 마운트, with 손떨림보정

최소 셔터스피드

1/8000s

ISO

100~51200 (확장 102400)

연사속도

4.5fps

동영상

4K 30p, FHD 60p

AF

하이브리드 AF 273포인트

뷰파인더

369만 화소

디스플레이

3.2" 104만 화소, 틸트 지원

배터리

EN-EL15c (정확한 용량 확인 불가)

SD 슬롯

UHS-II 지원 SD카드 2슬롯

무게

590g (바디), 675g (배터리, 메모리 포함)

기타

방진방적 구조 및 마그네슘 합금 바디 사용, USB 충전 지원

가격

165만 원(바디만), 247만 원 (24-70 렌즈킷)

 

경이롭게도 24-70 렌즈킷 가격이 2470000원입니다. 어째서 이런 우연이...

다만 2020년 10월 현재 가격을 찾아보니 바디가 165만원, 24-70 렌즈킷이 247만원입니다. 그런데 Z 6가 24-70 렌즈킷 기준 208만원입니다. 상위모델인 Z 6가 더 싸고, 연사도 훨씬 빠르고, 약간이지만 더 가볍기까지 합니다. 10월 14일에 Z 7 II와 Z 6 II가 발표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지금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 같군요. Z 5는 지금 사기에는 가성비가 영 떨어지는 탓에 일단 지켜보다가 가격이 어느 정도 떨어지면 그 때 구매하는 걸 추천드려요. 그래서 제목부터 Z 5가 애매하다고 한 겁니다.

우선 Z 5는 Z 6, Z 7과 가지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상단에서 설정값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던 LCD 창도 제거되었습니다. 그럼 후면 LCD는 어떠냐? 여전히 스위블이 안 되고, 화소도 Z 50과 동일합니다. 또한 이면조사형 센서를 탑재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면에서 원가 절감이 된 흔적이 많이 보이는데, 그런 것 치고 출고가가 그렇게 낮지는 않습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니콘 Z 시리즈들이 가지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뭐.. Z 마운트를 탑재했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고, 일단 고급기/보급기/크롭기 할 거 없이 모두 마그네슘 바디로 만들어졌고 방진방적을 적용했습니다. 혹시나 크롭 보급형이 나와도 이 부분은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바디의 내구도를 Z 마운트 바디들의 아이덴티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단 조작부는 단순합니다. 그래도 투다이얼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조이스틱과 그립 안쪽 펑션 버튼 등 조작 편의성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포지션은 Z 50의 상위형이지만 풀프레임 보급기 정도로 보이는데, Z 마운트인 점과 듀얼 슬롯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a7C/a7m3에 밀릴 것 같습니다. 특히 소니의 E마운트는 렌즈가 워낙 다양해서 타사들이 이 부분까지는 못 따라오죠, 그렇다고 Z 5가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니까요.

사실 Z 6랑 같은 시기에 나왔다면 꽤 매력 있는 바디였을 테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여러모로 애매한 것이 사실입니다. 진짜 저는 Z 5를 계속 보면서 "분명히 좋은 바디는 맞는데, 왜 지금, 왜 이 가격으로 낸 거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아예 출고가를 더 내려서 보급형 시장을 잡던가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좋았을 텐데 가격 때문에 바디의 장점이 묻히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특히 이번에 Z 6와 Z 7의 후속기가 출시된다고 하니 더더욱 존재감이 줄어들 듯 해요. XQD 싱글슬롯에 민감하지 않다면 Z 6를 두고 Z 5를 사는 이유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니 저는 그 전에 왜 더 비싼 돈을 주고 낮은 등급의 모델을 구매해야 하는지 이해가 전혀 되지 않습니다. 진짜... 무슨 생각이지?

아무튼, 이 바디와 함께 24-50mm f/4-6.3 렌즈가 출시되었습니다. 작고 가벼운 렌즈를 지향하는 것 같아요. 이걸 보면 니콘이 컴팩트한 보급형을 만들고 싶어했다는 걸 대강 눈치챌 수 있습니다. 기기 자체는 참 좋은데 가격이 항상 문제네요. 이런 경우가 전자기기 사이에서는 종종 있죠. 뭐 늘 나오는 LG 벨벳이라든가, 삼성 갤럭시 노트20이라든가. 가격 안정화가 되지 않으면 Z 6에 의해 수요가 잠식당할 위험이 커 보입니다. 이번 모델보다는 차라리 Z 6와 Z 7의 후속기가 기다려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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