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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u's .../Karu's Diary

8기 선배와 하루 종일 놀기 (ft. GGHS 졸업생 둘)

by 카루 (Rolling Ress) 2023.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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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만났던 선배와 다시 연락을 했다.

원래 술약이 아니었는데 술약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다. (무엇보다 8기 선배 중 아는 게 이 분밖에 없다. (중앙대.. 우리 학과 21학번에도 8기 선배가 있다고 하는데, 만나진 못했다) 재학 기간 중 얼굴 한 번 보지 못했지만 선배가 우리 학교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나는 상당한 위안을 얻었고, 고양국제고에서 이공계로 진출할 수 있다는 데에 확신을 얻었다.

어쩌다가 알게 되었을까,

진로쌤에 의해 처음 존재를 알게 되었고, KS10에서 본의 아니게 샤라웃을 하면서 선배가 먼저 내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셨다. 그러다 수 개월 뒤 인스타 맞팔... 보통 두 기수 이상 차이나는 선후배를 알기가 쉽지 않은데 (12기 & 13기: 카루 선배님????) 이쯤되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서해선이 일산역까지 연장된다. 사진 찍을 당시에는 표지판과 노선도만 바뀌었지만 글을 쓰는 시점(8/26)으로 오늘 개통된다. 설렌다. 이래뵈도 나 한때 철덕이었다.

홍대 근처 청록양식에서 점심을 먹었다. 내가 맵찔이라서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뇨끼랑 스파게티 하나. 스파게티는 잘 모르겠는데 (나한텐 좀 매웠다..) 저 뇨끼가 엄청 맛있었다. 진짜 맛있었다. 저게 저런 맛이었구나... 정말 맛있었다. 진짜. 진짜 맛있었다... 내가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라 맛있다는 표현을 남용하지 않는데, 저건 진짜다.

가게 분위기는 꽤 좋았다. 주문은 태블릿으로 하는데, 간단한 게임 뿐 아니라 다른 테이블과 채팅까지 할 수 있다. (물론 그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게가 크진 않지만, 아담하고 분위기가 좋다. 데이트 하기 좋은 곳인 것 같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애견동반 카페, 코코샌드. 다른 블로그 리뷰 보면 원래 업라이트 피아노가 한 대 있었다고 하는데 내가 갔을 땐 사라져있었다. 그리고 옥상정원도 있다고 했는데.. 올라가보진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를 데리고 왔다. 근데 다 소형견이었다. 우리 온새랑 미로를 데려왔으면 아마.. 난리부르스를 치지 않았을까. 아, 먹은 건 딸기빙수. 여기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강아지들 구경도 하고, 상당히 힐링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잠시 코인노래방에 들리기도 하고. 저 '개고수' 옷에 그만 시선을 빼앗겨버렸다.

???: 누구나 시선을 빼앗겨버리는 너는 완벽한 궁극의 아이돌

사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았다. 여기에 좀만 더 있었으면 돈을 왕창 썼을 것 같다. 인턴 급여 탕진?

마지막으로 간 곳은 꽃다운주점. 가게 이름이 꽃다운주점이다. 사실 이름만 보고 좀 뭐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술집 치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고, 음식도 괜찮았다. 다만 저 맵슐랭 치킨은 진짜 매웠다. 도저히 난 물 없인 못 먹겠더라. 나머지는 뭐.. 그저 그랬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잔뜩 마셨다. 사실 선배 라식한지 얼마 안 돼서 과음하면 안 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나쁜 후배는 일단 먹이고 봅니다.

그 와중에 선배가 번호 따이는 광경을 목격했다. 남자가 나랑 동갑인 20살이라는데, 아무래도 상당히 취했던 듯하다... 나랑 선배랑 얘기하고 있는 와중에도 끼어들어서 막 숙취해소제를 주고 이온음료를 주고 그러던데, 취했든 아니든 정말 대단하긴 한 것 같다. 나라면 절대 못한다. 딱히 하고 싶지도 않고.

구글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아 (헤이 구글! 동전 던져줘.) 진실게임을 했고 또 마시고, 나는 늘 그랬듯 병뚜껑으로 고양이를 만들었다. 돌아가는 길에 선배한테 삥을 좀 뜯기고 포토시그니처에서 사진 한 번 찍었다.

선배 曰: "너가 (돈) 내면 찍고 아니면 그냥 갈래"

데이트 하면 왜 돈을 많이 쓰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뭐.. 일단 취한 선배를 그대로 보낼 수가 없어서 집까지 바래다드렸다. 지하철 막차를 같이 타고 선배네 집 앞까지 같이 갔다. 사실 이러면 나는 지하철을 못 타는 건 물론, 기숙사 통금 시간이 지나 벌점까지 받는다. 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세를 토로했더니 여사친이 이런 문자를 날렸다.

'마 새꺄 남자가 여자 데려다 줘야제~~'

그런 건가. 아무리 그래도 20살이랑 22살인데.


선배와 둘이 있었던 시간은 이렇게 끝. 이제부터는 나의 수난시대다. 서울역행 막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렸다. 지하철도 모두 끊겨 역사는 문을 닫고 있었다.

처음으로 심야버스를 탔다. 이걸 타고 노들역에서 내려서, 처음으로 카카오 T 없이 택시를 잡았다. 핸드폰 플래시 켜고 휙휙 휘두르니 택시들이 멈춰섰다. 야간이라 요금은 확실히 비쌌다. 심야할증.. 그나마 선배 집에서 바로 왔으면 2만원 정도 나왔을텐데, 환승에 환승을 거듭하니 순수 택시비는 7000원이 좀 넘었다.

어김없이 기숙사 통금에 걸려 벌점을 받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방에 룸메가 없다는 것. 잠깐 누워 있다가 숙취해소제를 먹고 바로 샤워했다. 뭐든 그렇지만, 잠깐 사이에 있었던 일이 모두 꿈 같았다. 애초에 내가 단 둘이서 누군가와 밖에서 만난 게 처음이다. 데이트 할 때 빼고. 문제는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해본 적이 거의 없다.. 여러모로 신기한 경험..

쨌든, 곧 11기도 성인이 될 나이다. 11기에 인공지능 크루로 모집할 사람이 또 있을까.. 나에게 직접 연락하는 사람은 없어서 대가 끊기는 게 아닌지 조금 걱정은 된다. 나중에 한 번 조사를 해볼까봐.

오늘의 Karu's Diary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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