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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u's .../Karu's Diary

학교에서 보내준 베트남 여행 후기 (1) - 처음 밟아본 하노이 땅

by 카루 (Rolling Ress) 2024.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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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없이 혼자 가는 첫 해외여행이다. 내 나이 21살. 이제 슬슬 혼자 다닐 때도 되긴 했지. 사실 친구들은 방학 때 해외여행을 친구들끼리 서로 간 모양인데, 난 애초에 어디 놀러다니고 그런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돈을 좀 더 모으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학교에서 모든 여행 경비를 지원해준다면 말이 다르다. 안 갈 이유가 없지.

전날 새벽에 싸둔 도시락...?을 먹고 출발했다. 버스에서 조조할인이 찍히는 걸 태어나서 처음 본다. 뭐 그래도,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내 사랑 공항철도. 다들 GTX 시리즈만 광역급행철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공항철도도 사실상 (준)광역급행철도의 역할을 수행한다. 9호선 급행보다 두 배 속도가 빠르다! 특히 오른쪽에 보이는 주황색 직통 열차의 경우 약 1만원의 다소 비싼 가격을 자랑하지만, 그만큼 빠른 속도를 보장한다. 서울역<->인천공항까지 한 방이다. 40분? 그렇지만 난 그냥 얌전히 4천원 내고 일반열차 탔다. 그래도 60분 언저리라, 나에게 큰 차이는 아니었다.

그리웠다, A'REX.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생각보다 많진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 언제 봐도 웅장하다. 아름답다.

체크인을 하고, 출국 심사를 받은 후 면세 거리로 들어왔다. 여기서 중앙대 뿐 아니라 건국대, 경희대 등 여러 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을 만났다. 그리고 우리 실감미디어학과 교수님들까지. 참고로 내가 탄 비행기는 베트남의 저비용 항공사(LCC) 비엣젯항공이었다. 총평... "다신 안 탄다." 일단 기내 수화물 제한이 7kg이다. 그 이상이면 무조건 추가비용(!) 내고 위탁 수화물로 부쳐야 한다. 조그만 기체에 좌석을 다닥다닥 붙여놓아서 그런지, 짐 무게를 빡세게 잡는듯... 물론 편법은 있다. 크로스백 같은 가방은 무게 검사를 따로 안 하기에, 거기에 다 쑤셔넣으면 된다.

저비용 항공사답게 제1터미널이 아닌 탑승동에서 기체에 탑승한다. 철덕에게 열차는 언제나 신난다. 참고로 탑승동에서 비행기를 타는 경우, 제1터미널에서 모든 업무를 마치고 열차를 타는 게 좋다. 탑승동은 규모가 작아 면세점도 많지 않으며, 원칙적으로는 단방향 열차이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물론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다시 돌아올 수 있기는 하나, 밀입국 가능성이 있는 관계로 지극히 예외적인 사유만 허용하며 그마저도 국가정보원에 기록된다. 골치 아픈 일은 만들지 않는 게 좋다.

 

내가 탄 비행기는 VJ 961이다. 기체는 에어버스의 A321인데... 사실 이 비행기 자체를 욕할 건 없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여기에 33열의 의자를 배치하는데(비지니스 클래스가 없는 경우), 비엣젯은 무려 40열의 의자를 배치했다! 그나마 A321이라서 망정일지, A330의 경우 원래 2-4-2열의 배치로 설계되었으나 3-3-3으로 배치해버리는(...) 해괴망측한 짓을 하고 있다. 그러니, 편하게 갈 생각은 버려라. 의자도 사실상 젖히는 게 불가능하며, 기내식도 먹기 불편하고, 제대로 쉬기도 힘들다.

가히 충격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비상구 좌석은 어떠냐고? 글쎄. 일반 좌석에 비해 앞이 막히는 게 없으니 확실히 넓긴 하다. 그렇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비상구 좌석은 짐을 휴대하는 게 불가능하고, 모든 짐을 선반에 적재해야 한다는 것 같다. 거듭 말하지만, 난 비엣젯은 다시는 안 탈 예정이다...

아직 학기중이라 과제가 산더미다. 노트북을 챙겨가서 비행기에서 코딩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다가도(...) 이색적인 경험이라 신기하기도 하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좌석 간 거리가 매우 좁아서.. 제대로 타이핑 하는 것도 힘들다.

기내식을 시켜보았는데, 개인적으로 라면 같은 인스턴트 푸드를 추천한다. 제일 실패할 확률이 적어서. 비엣젯 기내식도 악명이 높다고 한다. 일단 물 포함 모든 것이 유료이며, 가격에 비해 맛이 영.... 일단 라면은 크게 소고기 쌀국수와 닭고기 당면이 있는데, 대체로 소고기 쌀국수를 많이 먹는 듯 하다. 그렇지만 난 닭고기 당면을 시켜보았다. 이게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서 향이 강하다고 한다. 가격은 둘 다 90,000 VND ($4)이다. 카드결제가 안 되니 참고.

참고로 위 사진은 버섯인지.. 여튼 닭고기는 아니었다. 밑에 가라앉아 있었다. 향도 괜찮고 나쁘지 않았다. 다만 고수 뿐 아니라 정말 이런저런 향신료가 다 들어간 것 같은데, 향 센 거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비추천한다.

갑자기 기체가 기우뚱 하더니 한 25도 정도 뒤틀린 것 같다. 아마 창 밖 보여주실려고 이런 건지, 아님 대기가 불안정했던 건지. 왼쪽에 앉아서 다행이다. 상공에서 바라보는 지상만큼 아기자기한 게 없다.

도착한 곳은 하노이의 노이바이 국제공항(Sân bay quốc tế Nội Bài). 공항은 시원했다. 지루한 기다림을 지나고 베트남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현지 PTIT(우정통신기술대학) 학생들이 환영해주었다. 아래부터는 PTIT 학생들과 같이 다닌 내용이다.

후덥지근하다. 덥다, 덥다 말은 들었지만 꽤 습하다. 솔직히 처음에 Af(열대) 기후인줄 알았다. 찾아보니 Am(열대 몬순)이라고는 하는데, 마지막 날 즈음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 5월 중순 기준으로 한국보다는 많이 덥고, 습하다.

나는 계란 커피를 시켰고, 베트남 학생들은 코코넛 커피를 시켰다. 나도 그냥 코코넛 마실 걸 그랬다. 계란커피...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약간 비리다. 그리고 원래 저거 섞어 마시는 거라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들이켰다가 생계란만 잔뜩 먹었다. 뭔가 달콤한 게 많이 들어가서 카스타드 크림을 먹는 것 같기도 한데, 생각보다는 빨리 질린다. 하나 다 마실 자신 없으면 둘이서 한 잔 나눠 마시는 게 좋을 듯 하다.

이런, 갑자기 스콜이 내렸다. 하필 우산이 버스에 있었는데. 이 틈을 타서인지, 우비를 입은 분들이 우비와 베트남 전통 모자(농; Nón)을 들고 판매하러 다녔다. 우비가 20,000동이었나. 천 원 조금 넘는 가격인데, 뭐 그렇게 비싼 건 아니다 (물론 현지 기준으론 저렴하지 않은 값이지만.) 다들 우비를 살 때 나는 농을 샀다. 처음에 가격을 물어봤을 때 7만 동(3500원)에 팔겠다고 하길래, 4만 동(2000원)에 사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상인은 휙 돌아서며 못 팔겠다고 손짓했다. 나도 그냥 관심 없는 척 했다. 그러더니 슬쩍 다시 와서 6만은 어떠냐고. 내가 5만까지 불러봤지만 더 깎진 못하고 6만 동, 3000원 정도에 샀다. 그리고 이건 이번 여행 내내 나의 아이덴티티가 되어버렸다. 세상에.

https://maps.app.goo.gl/JoeWGvG5a5zPYHsD6

 

Cái Mâm Restaurant - Vietnamese Cuisine & Vegetarian Options 02 · 3 Floors, 23 P. Đào Duy Từ, Hàng Buồm, Hoàn Kiếm,

★★★★★ · 베트남 음식점

www.google.com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엄청난 코스요리가 나왔다.

무채에 버무린 닭가슴살 샐러드, 돼지고기 춘권 튀김

갈비찜과 흰 쌀밥, 닭고기 무침, 오징어가 들어간 해물 요리. 고양국제고에서 배운 내용을 좀 첨언하자면.. 쌀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에서 먹는 자포니카 쌀과 그 외 국가에서 먹는 인디카 쌀. 인도식의 부서지는 쌀이 바로 그 인디카다. 베트남도 분명 인디카 쌀을 사용할텐데, 그 흔히 생각하는 날아다디는 쌀이 아니다. 생각보다 꽤 찰기가 있었다.

후식으로 나온 정체모를 디저트와 메뉴판이다.

베트남은 역시 오토바이가 많다. 정체도 심하다. 이거 누가 왼쪽 보고 상도터널 아니냐고 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비슷하다.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른 풍경에 눈이 트인다.


다음 이야기: TQT 하노이 호텔, 그리고 현지 마트 털어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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