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하노이 현지 시각으로 밤늦게 출발하여, 한국 시각으로 다음 날 새벽에 귀국한다. 이제 마지막 날이다. 과연 언제 다시 해외로 나올 수 있을까. (근데 사실 우리 학과는 학교에서 해외를 자주 보내준다... 사실 이달 말에 베트남에 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내가 거절했다.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마지막 날, 일부 선배들과 호텔을 빠져나와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1시간 스파 전신마사지가 400,000 VND. 한화 약 2만 원이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내부 시설도 괜찮았다. 다만 남자 둘 여자 셋 이렇게 갔는데, 여자 선배들이 갔던 방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한다. 일단 내가 있던 곳은 괜찮았다.
다음 날 아침, 다시 조식을 먹으러 갔다. 어제와 같이 넓게 펼쳐진 바가 기다리고 있다.
맛있다. 확실히 맛있다. 특히 쌀국수가 별미다. 어제는 닭쌀국수가 나왔는데, 오늘은 돼지고기 육수에 토마토와 각종 향신료를 넣은 독특한 쌀국수가 나왔다. 돼지고기 쌀국수...? 소고기 쌀국수가 주된 한국에서는 먹기 힘든 음식이다. 면도 쌀국수 특유의 넓적한 면이 아니라 소면같은 면이어서 더 특별하기도 했고. 눈물이 나는 맛이다.
다시 도착한 PTIT(우정통신기술대학). 그 옥상에서 보는 풍경은 이렇다.
마지막. 어디 플라자로 들어가서, 식당에 들어갔다. Bánh Tráng Phú Cường Cơ Sở 3. 솔직히 무슨 식당인지는 잘 모르겠다. 기억 나는 건 진짜 배 터지게 먹었다라는 거 뿐.
첫 번째로 월남쌈이 나왔다. 한국의 월남쌈과는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형의 두껍고 딱딱한 쌀종이를 뜨거운 물에 담가 말랑말랑하게 한 뒤, 그 뒤에 고기와 채소 등을 넣고 쌈을 싸 먹는다. 그런데 여기는 뭔가 다르다. 아주 얇고 하늘하늘한 직사각형 모양의 쌀 종이를 집어든 뒤, 만두피같이 얇은 '무언가' 위에 얹은 뒤 꾹꾹 눌러 한 장만 떼어낸다. 그 위에 튀긴 고기와 채소를 얹어 싸먹는다. (내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당황해하자 베트남 친구가 직접 알려준 방법이다...)
그 와중에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와 여기는 월남쌈이 되게 특이하네."라는 발언을 해버렸다. 여러분들도 잠시 이 발언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찾아보시라.
...
Nem lụi인가? 애초에 월남쌈은 베트남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변형된거지, 여기가 이상한 게 아니다. 즉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오, 여긴 김치가 되게 특이한걸?"이라고 하는 꼴이다. 나도 순간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바로잡았다.
그리고 우리 테이블에서는 내가 기미상궁이 되어버렸다. 음식이 하나 나올 때마다 "카루야, 너 먼저 먹어봐." "알겠어. 음... 오케이. 맛있네." 이런 대화의 연속이다. 왼쪽은 해파리 무침이고, 오른쪽은 뭔가... 뭐랄까. 깻잎전 속에 들어가 있을 만한 무언가가 들어있다. 해산물도 같이.
튀김 족발같은 무언가. 그리고 오른쪽은 고구마 튀김이다.
오징어다. 맛은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
후식으로 무언가가 나왔는데, 꿀물에 순두부를 푼 것 같은 비주얼에, 맛도 똑같았다. 내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다들 잘 먹어서 신기했다. 남들이 못 먹는 걸 잘 먹고, 남들이 잘 먹는 걸 못 먹는다. 누구 입맛을 받은 건가.
공항으로 가는 길에 PTIT측에서 반미(反美 Bánh mì)를 준비해줘서 야무지게 먹었다. 거기에 콘칩 맛 나는 음료수는 덤.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해서, 우리가 탑승하는 게이트 바로 앞에 식당이 있길래 쌀국수를 한 그릇 시켰다. 6달러. 솔직히 뭐... 고수도 없고 굉장히 싱거운 맛이었다. 그래도 허기를 채우기엔 충분했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비엣젯 항공.. intmain님이 와인을 사주셔서 같이 마셨다. 그리고 하...다시는 음주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고, 다시 공항철도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2박 4일간의 짧은 베트남 여행기를 마친다. 내가 쓴 돈은 10만원. 학교에서 지원해준 돈이 항공비(717,318원), 숙박비(134,408원), 그리고 PTIT에서 지원해준 식비(꽤 비쌀 듯 하다...), 교통비(버스 대여) 모두 포함해서 90만원~100만원 가까이를 지원받았다. 남돈내산이 제일 즐거운 법.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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