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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전자기기

나의 새 메인폰, LG V60 ThinQ

by 카루 (Rolling Ress) 2024.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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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최근에 스마트폰을 바꿨습니다. Nothing이 싫었냐면 그건 아닙니다. 그저 이 홍대병 말기 증상으로 남들이 쓰지 않는 스마트폰을 쓰고 싶었어요. 최근에 Nothing이 국내에 정발하며 많은 분들이 Nothing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쓰던 Phone (1), 정발한 Phone (2), 보급형 Phone (2a) | (2a plus)까지.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바람에 국내에서도 낫싱의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이제는 후면에서 불빛이 번쩍이는 스마트폰이 그닥 특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iPhone과 닮은 Phone (1) | Phone (2)의 디자인, 순정 안드로이드의 빈약한 커스터마이징 기능 등 단점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참에, 이미 모바일사업부를 접어 아무도 안 쓸 법한 LG폰을 써보자라는 해괴망측한 상상을 현실로 옮기게 됩니다.

왜 V60인가

대중적인 인식과는 다르게,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기 직전인 2020년부터는 꽤 괜찮은 스마트폰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 V60 ThinQ (2020-02)
  • VELVET (2020-05)
  • WING (2020-09)
  • VELVET 2 Pro (Rainbow; 2021)
  • Rollable (2021?)

VELVET은 너무 비싼 출고가가 문제였고, WING은 독특한 폼팩터 대비 이를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가 무용지물에 가까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2% 부족한 점만 빼면 크게 문제가 있는 스마트폰은 아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LG Explorer 프로젝트(WING, Rollable)를 기대했지만, 스마트폰 사업부가 철수해버린 시점에서 마음을 접었습니다.

 
 

디자인도 상당히 괜찮죠. 렌더링 사진만 보면 좀 칙칙해 보이는(...) 감이 있으나 실물이 훨씬 예쁩니다. 특히 벨벳 레드와 벨벳2프로의 블랙은 상당히 색이 예쁩니다. 다만 실제로 사용하기에 벨벳과 윙은 낮은 성능이 발목을 잡았고, 벨벳2프로는 구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구세대 플래그십 칩셋을 탑재하고, 32비트 쿼드 DAC가 포함되어 있으며, 듀얼스크린도 사용 가능한 V60을 선택했습니다. 몇 달 전부터 알아보고 있었는데, 중고나라를 뒤져보던 순간 사용감도 거의 없는 V60을 듀얼스크린 포함 38만원에 판매하는 글을 봤습니다. 새벽에 연락드려서 그날 바로 직거래했습니다.

LG V60 ThinQ

주변에서 이 폰을 보면 V50이냐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듣습니다. V60은 우리나라에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국내에서는 상당한 희소성이 있어요. 물론 그만큼 불편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공식적으로 출시된 LG의 마지막 V 시리즈이자, 마지막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니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VELVET 2 Pro가 진짜 마지막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듀얼스크린도 안 되고, 임직원 전용으로 판매됐던 데다 4년 전 199,000원으로 출시된 스마트폰을 5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구매를 단념했습니다. 저건 좀;

 

색상은 클래시 블루와 클래시 화이트로 두 가지인데, 제가 구한 건 블루였습니다. 화이트가 조금 더 깔끔한 맛이 있긴 한데, 남색에 분홍색 조합도 상당히 독특해서 마음에 들어요. 원래 유광인데, 지금 무광 필름을 붙여놓아서 무광으로 보입니다. 사실 뭐랄까.. 벨벳에 비하면 색 자체는 예쁘지 않습니다. 벨벳이 진짜 디자인은 예뻐요. 아니, 디자인예뻐요.

썩어도 준치라고, 스냅드래곤 865가 들어간 만큼 상당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SD865가 상당히 괜찮은 칩셋이에요. 바로 뒤에 나왔던 SD888이 중국 맞춤(8) 에디션 발열 문제로 고역을 치렀던 걸 생각하면 오히려 더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 AES 펜과 듀얼 스크린을 지원합니다. 듀얼스크린은 USB-C로 화면을 미러링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양쪽 패널 모두 AES 펜을 지원해서, 별매 펜을 구매하시면 필기를 하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필기해서 뭐하냐고요? 글쎄요. 솔직히 이 펜이 S펜처럼 부드럽지 않고 딱딱해서 필기감이 그닥 좋지 않아요. 그래도, 안 되는 것과 되는 것은 천지차이니까. 언제 한 번 유용하게 쓰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죠.


결론은 아주 만족합니다. 솔직히 Nothing Phone 시리즈가 후면 LED가 나온다는 걸 제외하면 뭐 특별한 장점이 있는 건 아니라 조금 애매한 감이 있습니다. 마감도 좋고, 디자인도 예쁘고, 소프트웨어 최적화도 좋지만 제 마음을 만족시키기엔 아직 낫싱도 부족했나봅니다. LG도 마음에 썩 드는 건 아니지만, 멀쩡한 소프트웨어를 갈아엎어서 듀얼심을 만든 이후로 상당히 애착이 갔습니다. 역시, 소프트웨어로는 못하는 게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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