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교/Groups

2021 GGHS FLIP (2): 노출의 3요소 - (II) 조리개

by 카루 (Rolling Ress) 2021. 5. 19.
반응형

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지난시간에 조리개, 셔터, 감도에 대해 말씀드렸죠. 노출을 조정할 때는 이 셋을 모두 활용합니다. 노출값이 높으면 사진이 밝고, 낮으면 사진이 어둡게 나와요. 이해가 안 된다면 노출이 무엇인지 떠올려보세요. 센서가 빛에 노출된 정도를 의미합니다. 많이 노출되면 그만큼 밝게 나오겠죠?

아무튼, '밝기만 조절하는 데 왜 이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당연하죠. 진짜 그러면 힘들게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를 배울 필요가 없어요. 문제는, 각각의 노출 요소를 변경할 때 사진의 밝기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가적인 효과가 동반되기 때문에 노출의 3요소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것만 알아도 대부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그만큼 내용이 방대하고 깊기 때문입니다.

 

 

조리개

- 값이 낮을수록 밝아짐, 값이 높을수록 어두워짐

- 값이 낮을수록 초점이 맞는 부분이 좁아짐(아웃포커싱), 값이 높을수록 초점 맞는 부분이 넓어짐(팬포커싱)

+ 최대개방에서 1~2 스탑 조여줄 때 화질이 대체로 더 좋아짐

셔터스피드

- 값이 낮을수록 어두워짐, 값이 높을수록 밝아짐

- 값이 낮을수록 사진이 흔들리지 않음, 값이 높을수록 사진이 흔들림

ISO

- 값이 낮을수록 어두워짐, 값이 높을수록 밝아짐

- 값이 낮을수록 선명함, 값이 높을수록 화질이 떨어짐

 


 

예...정신없죠? 한 번에 다 이해하려고 하지는 마세요. 머리 터져요. 차근차근 하나씩 보도록 합시다. 참고로 저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조리개와 ISO만을 이용합니다. 셔터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잘 이용하지 않아요.

 

 

조리개가 얼마나 열렸는지를 나타내는 숫자를 '조리개 값(Aperture Value)'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2.0만큼 열렸을 때, 다음과 같이 표기할 수 있습니다.

- f2.0

- f/2.0

- F2.0

- F/2.0

저는 f2.0이라는 표현 방식을 선호합니다. 간단해서요. 슬래쉬(/)는 넣어도 되고 안 넣어도 되지만, 원칙적으로는 있는 게 맞아요.

참고로 조리개값이 √2의 제곱으로 증가한다고 했는데, 조리개가 원형이기 때문에 그래요.

조리개 값을 구하는 식은 N = f / D (f: 초점거리, D: 직경) 입니다. 식으로 나타내면 이래요.

아무도 FLIP에 와서 수학 공부를 하고 싶진 않겠죠. 전문적인 이야기는 이쯤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조리개는 두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빛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과, 심도를 조절하는 기능이에요. 심도는 초점이 맞는 범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 인포그래픽에서 DOF(Depth Of Field)라고 써진 부분이 심도를 나타냅니다.

일단 왼쪽부터 보면, 조리개가 f2.8~f22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아래로 내려갈수록(=숫자가 커질 수록) 점점 조여지는 모습이 보일 겁니다. Light let in, 즉 들어오는 빛의 양도 점점 줄어드는 걸 볼 수 있죠. 그런데 오히려 심도는 더 깊어집니다. 오른쪽 그림은 조리개 값이 낮을 때 초점이 한 사람에게만 맞지만, 조리개 값이 커지면 여러 사람에게(=아무 거리에 있어도) 초점이 맞는 걸 볼 수 있죠.

 

 

DOF simulator - Camera depth of field calculator with visual background blur and bokeh simulation.

Calculates camera depth of field and background blur and simulates it on a photo for any lens, camera and distance combination with different types of lens blur (bokeh).

dofsimulator.net

 

위 사이트에서는 심도 테스트를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자세한 건 하나씩 설명하면서 진행할게요.

 

 

미술실에서 사용하는 카메라가 캐논 EOS 500D에 EF-S 18-55mm f3.5-5.6 렌즈로 알고 있습니다. 이 렌즈로 사람을 찍으면 이 정도의 배경 흐림이 나옵니다. 최대 확대를 했다는 가정에서요.

 

 

이게 조리개값이 f5.6일 때의 모습입니다. 이걸 f22까지 조여보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배경이 선명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럼 f1.8로 낮춰볼까요?

 

 

배경이 많이 흐려졌죠. 조리개는 밝기를 결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배경흐림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리개 우선 모드를 사용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자,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핸드폰은 고정 조리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조절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참...개인적으로 제가 굉장히 아쉬워하는 부분 중 하나인데, 다행스럽게도 삼성의 일부 스마트폰들은 조리개 값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DSLR처럼 완전하진 않지만, f1.5와 f2.4 중에 선택을 할 수가 있어요. 이 기능이 지원되는 스마트폰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갤럭시 S9 시리즈: 갤럭시 S9 | S9+

- 갤럭시 S10 시리즈: 갤럭시 S10e | S10 | S10+, 갤럭시 S10 5G

- 갤럭시 노트 9

- 갤럭시 노트10 시리즈: Note10 | Note10+

- 갤럭시 폴드

제가 알기로는 이렇게 10가지가 전부입니다. 2020년 이후에는 가변 조리개 기능이 다시 빠졌어요. 아무튼, 이걸 자동 모드로 놔두면 낮에는 f2.4, 밤에는 f1.5로 촬영을 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죠? 숫자가 낮을 수록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밤에는 조리개를 열어서(=숫자를 낮춰서) 빛을 더 많이 받도록 하는 겁니다. 반면에 낮에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조리개를 조여서 선명한 사진을 얻는 거죠.

 

 

각설하고, 카메라 앱을 켜 보세요. 프로 모드에 들어가서 조리개 모양 아이콘을 선택하면 셔터 속도와 조리개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게 아마 One UI 업데이트 때문에 레이아웃이 살짝 바뀌었을텐데, 상단에든 하단에든 어딘가에 "F1.5" 또는 "F2.4"라고 적힌 버튼이 있을 겁니다. 그 버튼을 눌러주면 f1.5 <=> f2.4로 전환되면서 조리개가 개방되었다가 조여졌다가 하면서 바뀝니다. 실제로 휴대폰 뒷면 카메라를 보면 약간의 변화가 있는 게 보이실 겁니다.

아웃포커싱(Out-of-focus, 배경을 흐리게 찍는 것)을 하고 싶다면, 조리개 값이 낮을 수록 유리합니다. f1.5로 맞춘 상태에서 휴대폰을 찍고자 하는 사물에 가까이 들이대보세요. 그럼 배경이 흐려지는 게 보입니다. 보통 스마트폰에서는 '라이브 포커스'라는 기능을 사용할텐데, 근본적인 원리 자체는 좀 많이 다릅니다. 라이브 포커스는 어디까지나 소프트웨어로 처리하는 거라 부자연스럽지만, 아웃포커스는 피사계 심도랑 최소착란원의 크기하고 관련 있거든요. 일단 넘기시면 됩니다. 이해가 안 될 때는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넘기세요.

S20, S21, iPhone 12 Pro Max라면 그냥 대고 찍으면 됩니다. 얘네는 센서 크기가 크기 때문에 조리개 조절을 안 해도 배경 흐림이 잘 돼요.

참고로 아래는 제가 카메라로 찍었던 사진들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사진들에 써둘게요.

 

조리개 값: f/6.3

 

2019년 봄에 찍었던 사진입니다. DSLR의 기본 렌즈(번들 렌즈)는 망원단에서 접사 대용으로도 비슷하게 사용할 수가 있기 때문에, 꽃에 최대한 가까이 붙어서 촬영했습니다. 배경을 흐리게 하고 싶다면, 찍고자 하는 대상(=피사체)에 최대한 카메라/핸드폰을 가까이 붙이세요. 그래야 배경이 흐려집니다.

 

조리개 값: f/8

 

대낮이라 빛도 충분한 상황이었고, 이렇게 아웃포커스를 적용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는 조리개 값을 올려서 최대한 선명한 사진을 뽑는 게 중요합니다. f/8 정도로 올려서 화질을 좀 더 올린 사진입니다.

 

조리개 값: f/3.5

 

이건 늦은 오후에 찍은 사진입니다. 배경흐림과는 관계 없이, 빛 자체가 적기 때문에 조리개 값을 낮춰서 빛을 많이 받아야 합니다.

 

조리개 값: f/1.8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건 작년에 PGP 할 때 찍은 영상이네요. 참고로 이런 경우에는 저만 강조하면 되기 때문에 배경은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배경이 선명하면 집중력을 배경에 빼앗겨버려요. 이런 경우에는 배경을 최대한 흐리게 해서 '나'만 집중할 수 있게 하면 됩니다. 그래서 f1.8로 낮추면 배경을 확 흐리게 할 수 있죠.

 

조리개 값: f/9

 

미술 시간에 미술실 카메라로 찍은 사진입니다. 그냥 찍으면 종이는 선명하지만 뒷배경이 흐려지기 때문에, f/9로 조여서 찍었습니다. 화질도 좋아지고, 배경도 그럭저럭 선명하게 담을 수가 있죠.

 

조리개 값: f/3.5

 

이젠 반대입니다. 여기선 배경을 선명하게 하면...초상권 침해로 신고당해요 아니 배경을 선명하게 할 필요가 없죠. 불특정 다수를 촬영할 때엔 때에 따라 조리개를 열어주는 게 좋습니다. 분명 사진에 나오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저는 '친구'라는 존재를 강조하기는 하지만, 배경에는 너무 많은 시선이 가지 않도록 조리개를 열어서 촬영했습니다.

자, 어떤가요? 여기까지가 조리개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사실 조리개가 영향을 주는 건 더 많습니다.

- 사진의 밝기 (센서가 받아들이는 빛의 양)

- 사진의 심도 (최대개방에선 배경이 흐려짐, 값이 올라갈수록 배경이 선명해짐)

- 사진의 화질 (최대개방에서는 화질 저하, 몇 스탑 조이면 화질이 좋아짐)

- 렌즈의 빛갈라짐, 보케 (조리개의 날 수와 모양에 따라서 달라짐)

....등등. 카메라의 구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죠. 이제 시작입니다. 이제 조리개가 끝났어요.

자, 시간이 없으니 이만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만나요, 뿅

반응형


같이 보면 좋은 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