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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u's .../Karu's Story

영향력의 한계

by 카루 (Rolling Ress) 2021.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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欢迎光临!我是Rolling Ress的卡鲁

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오픈채팅이 밀렸습니다. 주말에 모두 답변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주신 질문에도 제가 고민을 많이 하고 답변을 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서, 짬이 난다고 바로 답변을 드리지 못하겠네요.


자신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자기 미래가 결정되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게 있다,

좌절스럽고, 억울하겠죠.

납득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회에는 그런 억울한 일이 넘쳐나니까요.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아요.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믿고 싶겠죠. 작은 소원을 빈다던지, 혹은 '이것만은 되게 해주세요', 아니면 이번에는 내가 원하는 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던지.

막대한 기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굉장한 좌절에 휩싸이겠죠. 당연합니다. 그만큼 내가 내 시간과 감정을 많이 쏟았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매몰비용입니다. 이미 써서 없어진 거예요. 날려버린 당신의 마음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마세요. 그리고, 당신이 감정을 쏟았든 쏟지 않았든, 그걸로 인해 바뀌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분명히 구분되어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종종 그 경계선을 까먹고 지내곤 합니다. 당장 우리의 예시를 들어볼까요? 내신 성적이라든지, 친구 관계라든지, 혹은 뭐 선택과목 수강신청 결과(..)라든지. 그 규모가 크든 작든, 어떻게든 결과가 나오겠죠.

물론, 대부분의 경우 그 둘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까 말했던 내신을 예로 들어볼게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겁니다. 그건 나의 노력에 달린 일이니까, 충분히 가능하죠. 그러나 다른 친구들의 성적이나 시험 문제까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친구 관계도 그렇겠고, 선택과목 신청도 그렇죠. 내가 미적분을 선택할 거다! 그건 됩니다. 그런데 "미적분 신청자가 13명이면 좋겠어요!" 이건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의 선택까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우리는 여기에서 혼란을 느낍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 힘이 미치는 것과 내 힘이 미치지 않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내지 못해요. 어쩌면 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일 수도 있습니다. 한참을 후회하고 나서야 그 후회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걸 깨닫기도 하고요.

세상은 경쟁을 부추깁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부분이죠. 학교에서도 학생들은 서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계속해서 받고 있습니다. 당장 석차와 등급이 그 부분을 말해주죠. 그렇다고 경쟁을 거부할 수 있느냐? 아니요. 그것도 내가 결정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밟히든가, 밟든가. 우리가 우리 힘으로 결정할 수 있는 건 딱 거기까지입니다. 아니, 그보다 더 적을 수도 있겠지요. 내신은 그렇다 칩시다. 수상과 관련해서는 경쟁이 더더욱 심화됩니다. 거긴 아예 상위 20%로 선을 딱 긋고, 그 위는 수상, 그 위는 탈락이니까요. 난 열심히 했어! 그래도 다른 누군가가 나보다 더 열심히 했다면, 나는 깔릴 수밖에 없습니다.

대입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평가의 꽃, 청소년기 노력의 결정체, 능력주의의 절정. 왜 이렇게 말을 화려하게 하냐고요? 우리 인식이 그래요. 마치 대학이 인생의 가장 큰 절벽이고, 대학만 잘 들어가면 인생에 꽃이 필 거라는 '착각'. 근데 뭐 어디 세상이 그리 쉽나요. 좋은 대학을 나오면 여러모로 이점이 있는 건 맞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아요. 살면서 그보다 더 큰 장벽을 만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건질 건 건지고, 내려 놓을 것들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더 이상의 미련을 가지면 안 돼요. 불가능한 걸 계속 끌고 가면 힘들어지는 건 우리 뿐입니다. 대치하는 상황이라면 상대가 일부러 당신을 곤경에 빠지게 할 수도 있겠죠. 그럼 그냥 빠지세요. 빠지고 나중에 다시 올라와도 되지만, 빠지지 않기 위해서 발악을 할 정도로 힘을 빼지 말라는 겁니다. 뭐 막상 써놓고 보니까 제가 너무 운명론적인 것 같기도.

자, 이것도 제 한탄이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많은 상처를 입는 게 바로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앞서 계속 언급했던 '상대평가'. 이것도 결국은 친구들끼리 경쟁을 하면서 피바다를 만드는 거죠. 제가 옛날 글에서 '상대평가의 잔혹하고 역겨운 면모'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는데,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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