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저는 공동체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에.. 물론, 저는 평소에 집에만 짱박혀있긴 해요. 친구들 만나러 다니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슨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전 일단 학생이잖아요. 학교에 다니는 학생. 필연적으로 '학교'라는 공동체가 생깁니다. 또 그 안에 2-8반, 동아리, 창진프 등등 수많은 공동체 부분집합이 있을 거고요.
공동체와 개인은 많은 상호작용을 합니다. 한 사람이 특출나게 잘한다고 그 역량이 모두 발휘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요. 대신, 누군가가 특별히 못 따라오는 부분은 다른 구성원들이 함께 받쳐줄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단점들을 메워주는 거죠. 힘들 때는 서로 도와주고, 함께 앞으로 달려나가는 그런 모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기숙사 부장 선생님께서도 (1학년 영어선생님.. 아마 다들 아실 겁니다) '으쌰으쌰'를 그렇게 강조하셨죠. 공동체 역량.
원하든 원치 않든,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다면 해당 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적어도, 트롤짓은 하지 말아야죠. 아무리 작고 사소한 공동체라도, 여러분의 정체성을 보잘것없는 걸로 만들지 마세요. lim x->0 이러지 말란 얘기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공동체에 소홀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아 보여요. 개인 행동을 한다든지, 하다못해 수행평가 조별과제에서 자기만 개인 수행을 준비한다든지. 너무 많아서 그냥 이것도 하나의 반문화가 되어버렸습니다. 이게 맞나 싶어요.
공동체에는 저마다의 절차와 규칙이 있습니다. 음... 고양국제고를 예시로 들어볼까요. 입학하려면 어떡해야 하죠? 예,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들어와야죠. 뭐 무력 침투? 편입? 전입? 안 됩니다. 고양국제고는 오로지 신입학만 받으니까요. 규칙은 뭐가 있을까요? 학교 생활 규정입니다. 기숙사 벌점 관련 규칙도 있겠군요. 벌점 10점이면 퇴사. '나 가기 싫어!' 하고 뻐팅기면, 안 나갈 수 있나요? 아니요. 안 됩니다.
학교의 부분집합이라고 해서, 공동체 규모가 작다고 해서, 자율적이라고 해서 책임감을 갖지 않으면 안 됩니다. 창진프든, 인문프든, 모두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너 혼자 편하려고 버스 타고 그러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학교 공동체의 부분집합 공동체들. 이것들은 모두 학교와 연계되어 있습니다. 인문학 울림? 창의 진로 프로젝트? 정규/자율동아리?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보이나요? 글쎄요, 그 리더들은 학교 측에서 뼈빠지게 갈려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뒷바라지 하느라,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중요한 결과물을 제출한다든지, 기타 결재를 올린다든지, 그럴 때는 항상 공동체의 협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도 꼭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죠. 분명 여러분들도 공동체에서 리더를 맡는다든지 하는 기회가 생길 겁니다. 그냥 우리가 상상하는 대로, 척척 진행이 잘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지 않으니까 문제지.
조원이 정말 성의가 없어요. 연락도 잘 받지 않고...
이럴 땐 어떡해야 하나요?
버리세요.
리더라고 해서 꼭 모든 조원들을 다 끌고 가야 하나요? 단 한 명의 낙오자도 발생하면 안 되나요? 글쎄요. 당장 우리 사회만 봐도 그게 정답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당신만 힘들어져요. 제발, 완벽하려고 하지 마세요.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이러한 낙오자들은 점점 더 많아집니다. 왜일까요? 링겔만 효과 때문에 그래요. 집단의 규모가 커질 수록 1인당 기여도가 낮아지는 현상. '나 하나쯤이야' 하고 발 빼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는 거죠.
뭐, 이 정도로 끝나면 다행입니다. 그냥 다른 조원들이 조금 더 갈려나가면 되니까. 편의상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으나 해당 공동체에 기여를 하지 않는 사람'을 X라고 부르겠습니다. X가 하지 않는 건 그냥 나머지 조원들이 나눠서 하면 됩니다. 그리고 X는 제명하면 되죠. 쉽죠? 처음부터 우리 구성원이 아니었다는 듯이.
너무 극단적인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음.. 겪어 보는 게 빠를 수도 있겠네요. 그러다 당신이 병나요. 무리하게 끌고가다 탈진하지 마세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이니까요.
이 X가 과반을 넘어서면 조직은 와해됩니다. 당연하죠. 이끌어갈 사람이 없으니까. 이건 마치 비정상 프리온이라고 해야 할까요. 특정 공동체 내에서 X가 많아지다보면 비X들도 결국 X로 전이됩니다. 똑같아요. 탈진하는 거죠. 내가 이 고생하면서까지 조직을 이끌어야 하나.
X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구성원의 사기를 꺾고 있던 공동체마저 무너뜨린다는 점입니다. 그럴거라면 공동체에는 왜 있는 거에요? 나가지. 나가서 혼자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지. 그렇게 피해 주고 다닐 거라면 애초에 들어오질 마세요. 구성원들에게도 민폐만 끼치고.
저는 그게 너무 싫어요. 제 실수로 인해 공동체에 피해를 끼친다면, 이 공동체가 향유하는 역사와 문화를 망친다면 그건 너무나도 큰 잘못이니까. 그래서인지 남들을 볼 때도 똑같이 엄격한 기준이 내려지곤 해요. 엄하다는 생각이 드나요? 글쎄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세요. 이런 작은 개별 공동체가 모여 국가를, 세계를 이루니까요. 규모가 작다고 해서 규칙을 쌩까면.. 법률은, 헌법은 왜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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