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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Study

언어학 탐구 프로젝트 #2: 언어의 소리와 음운론

by 카루 (Rolling Ress) 202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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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언어의 소

언어에는 몇 가지 보편적인 특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소리이다. 조음 위치에 대해 알아보겠다. 사실 국어문법 정리하면서 한 번 했는데, 국어에는 없는 소리가 있기에.

양순음: 입술 소리. p, b, m과 같은 소리이다. (ㅂ, ㅁ)

순치음: 우리 말엔 없다.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내는 소리이다. f, v

치음: 역시 우리 말엔 없다. 영어의 th 발음이 여기에 해당한다.

치경음: 아마 이게 치조음일 것이다. 잇몸소리. t, d, n, s, z, l, r (ㅌ, ㄷ, ㄴ, ㄹ)

치경구개음: 경구개음. ㅈ, ㅊ, ch, sh 등의 소리

구개음: '히'에서 'ㅎ'의 발음이다. 독일어의 경우 ch발음.

연구개음: ㄱ, ㅋ, k, g의 발음이다. 소릿값이 있는 'ㅇ'도 이 소리가 난다.

구개수음: 국어/영어 둘 다 없다. 혀가 목젖에 닿는 소리. 프랑스어의 'R'이 여기에 해당한다.

성문음: 후음. ㅎ, h의 소리이다.

이 외에도 다른 몇 가지가 더 있으나, 너무 지엽적인 관계로 여기엔 정리하지 않는다. 여하튼, 이렇게 "소리가 발음 기관의 방해를 받으면서 나는 소리"를 자음이라 하고, 방해가 없으면 모음이라고 한다. 또, 성대가 진동하면 유성음, 진동하지 않으면 무성음이다. 또한 공기가 코를 통해 나가면 비음이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이건 코를 막고 발음해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더 깊게 들어가면 유기음과 무기음의 차이가 있다. '바', '빠', '파'를 발음할 때 성대의 진동 시작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바'는 발음과 동시에 성대가 울리지만(무기음) '파'는 성대가 울리는 게 지연된다(유기음). 다만 이게 0.1초 차의 미세한 차이라서,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내친김에 조음 방법도 알아보자.

파열음: 막았다가 터지듯 나는 소리. p, t, k, b, d, g

마찰음: 공기가 마찰하는 소리. ㅅ(치경마찰)/ㅎ(성문마찰), f,v(순치음), th(치음), s,z(치경음) 등등..

파찰음: 파열+마찰음. ㅈ, ㅉ, ㅊ

유음: 마찰 없이 흐르는 소리, 'ㄹ'

활음: 우리가 아는 반모음이다. [j] (또는 [y]) 및 [w]를 뜻한다.

- [] 안에 쓰인 건 발음기호이다. 무성음/유성음을 섞어 쓸 때는 무성음이 먼저. 기호 명칭을 쓸 때는 기음 여부/성대 진동/조음 위치/조음 방식 순서대로 기술한다. 예를 들어 [ph] (단, h는 기음 표기)음 같은 경우에는

[ph] = aspirated voiceless bilabial stop (유기 무성 양순 파열음) 으로 기술한다. 이때 유성이면 대부분 무기음이고, 비음이면 대부분 유성-무기음이기에 일부를 생략할 수 있다.

모음 뒤에 반모음이 와서 이중모음으로 발음되는 것고 두 단모음이 인접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영어의 say와 한국어의 '세이다'를 비교해보면 [sey], [sei-]로 차이가 난다. 또한, 자음에 비음이 있듯이 모음에도 비모음이 있다. 프랑스어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다.

자, 변별적 자질을 이용해 발음 표기를 좀 더 간단히 해보자. 유성음과 무성음은 각각 [+voice]/[-voice]로, 유기음과 무기음은 [+aspirate]/[-aspirate]로, 비음과 구강음은 [+nasal]/[-nasal]로, 원순과 비원순은 [+round]/[-round]로 나타낼 수 있다.

 
[-back] 전설모음
[+back] 후설모음
[+high] [-low]
[-high] [-low]
[-high] [+low]
 
 

마찬가지로 고모음은 [+high] 내지는 [-low]로 나타낼 수 있고, 전설모음과 후설모음은 ±back (위 표 참조)으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 모음은 위와 같이 분류가 가능하다. 참고로 이런 변별적자질은 밑에서 다시 활용하겠다.

음성학과 음운론

이론언어학의 P-side, 음성학(Phonetics)과 음운론(Phonology)이다. (반대는 S-side) 음성학은 말소리의 조음 및 발성의 분류를 연구한다면 음운론은 언어적 기능과 음운 현상, 이들의 보편성을 연구한다.

영어와 국어의 차이점 중 하나는 비음화이다. 영어에서는 파열음이 비음화되지 않는다. 국어에서는 '십만' '닫는' '국민'이 각각 [심만] [단는] [궁민]으로 발음되지만, 영어는 비슷한 상황에서 비음화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맥도날드의 '맥모닝'은 한국에서 [맹모닝]으로 발음된다. 그러나 미국에선 이런 상황에서 비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McMorning은 (믹모r닝)으로 정직하게(?) 발음된다. [맹모닝]이라고 발음하면 mangmorning으로 들려서 전혀 다른 발음이 된다. 한국인은 '비음화'란 걸 바로 눈치채고 알아들을 수 있지만, 미국인은 그렇지 못한다. Pac-Man도 마찬가지. [팽맨]으로 발음하면 펭귄이랑 헷갈린다.

어음이 변별적인 기능을 발휘하면 이것을 음소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소리임에도 이를 구별할 수 없다면, 이음이라고 한다(변이음). '가구'라는 낱말에서 앞의 'ㄱ'은 [k]으로, 뒤의 'ㄱ'는 [g]로 발음된다. 분명 다른 발음이지만, 우리는 이 둘을 구별하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소리로 받아들인다. 영어의 [l]과 [r]도 마찬가지다. 영어 화자에게는 이 둘이 말의 뜻을 구분해주는 음소 단위로 작용하지만, 한국어 화자에겐 그저 'ㄹ'의 변이음일 뿐이다.

이렇게, 조음 위치/방식 중 한 가지의 음성자질의 차이로 어휘의 의미가 변함을 보여주는 단어쌍을 최소대립쌍이라고 한다. 불-풀, 물-문 등등... cap과 gap도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c/와 /g/가 의미 차이를 불러온다. 참고로 음소는 /O/으로 표기하고 이음은 [O]로 표기한다. 이음들 간에는 음성적 유사성이 갖춰있어야 한다.

외국어의 발음이 어려운 이유는 자국어에 없는 소리가 있을 뿐 아니라, 자국어에서 불가능한 소리 배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Chistmas는 '크리스마스'로 표기하는데, 무턱대고 ㅋ릿맛으로 표기한다면 어느새 음운 변동으로 인해 [크린맏]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크린맏]을 보고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겠는가. 차라리 '크림 맛'을 떠올리는 게 빠를 것이다. 그래서, 음소는 '가능하고 있는 말', '가능한데 없는 말', '불가능한 말'로 구분할 수 있다.

가능하고 있는 말: flower /flaʊər/

가능한데 없는 말: fliwer /fliʊər/

불가능한 말: flnwer /flnʊər/

음운 규칙에 대해 알아보자. 음운의 동화는 한 음운이 다른 음운에 가까워지는 것을 말한다. 탈락은 음절이 제거되는 것인데, 한국어에서는 자음군 단순화가 대표적인 예시다. 첨가는 ㄴ첨가 내지는 사이시옷 첨가가 있다. 음위전환은 두 어음이 자리바꿈을 하는 것이다. 국어에서도 몇 가지 예시가 있는데, 이륵이륵->이글이글, 뱃복->뱃곱->배꼽 (단, 앞의 두 단어에서 'ㅐ'는 아래아가 쓰였다)으로 발전한다든지.

음운 규칙은 다음과 같은 표기로 나타낼 수 있다. 이거 우리 언어와 매체 학습지에도 있던 내용이다. 음운 변동은 입력형(변동 전 음운), 출력형(변동 후 음운), 적용 환경(필요 조건)의 세 요소로 나타낼 수 있다. 이걸 아래와 같이 형식화한다. 입력형 A가 적용 환경 X와 Y 사이에서 B로 바뀐다면,

A → B / X __ Y

로 나타낼 수 있다. 이때 X와 Y중 하나를 생략 가능하며, 그 경우 X뒤 혹은 Y앞이라는 뜻을 가진다. A와 B중 하나가 ∅로 표기될 수도 있는데, 이는 음운이 없음을 뜻한다. A자리에 ∅가 쓰이면 첨가, B자리에 ∅가 쓰이면 탈락을 뜻한다.

이때 여기에 개별적인 발음 기호만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즉, 다음과 같은 표기도 가능하다.

[-continuant] → [+nasal] / __ [+nasal]

뜻이 바로 체감되지 않는가? 비음 앞에서 파열음이 비음이 된다. 그렇다. 비음화를 나타낸 공식이다.

여하튼, '국어', '국민', '적국' 등에서도 같은 '국'이지만 발음이 조금씩 달라짐을 알 수 있다. /kuk/은 표기형이자 음소형인데, [kug]은 이음형이자 실제 발음형이다. 전자를 기저형, 후자를 표면형이라고 한다. 음운 규칙은 이들을 연결시켜준다.

직접 유도(무순규칙가정)는 적용순서 없이 음운규칙이 기저형에 직접 적용되는 것을 뜻하고, 간접 유도(유순규칙가정)는 선행규칙이 적용된 파생형에 다음 규칙이 적용되면서 표면형을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무순규칙가정은 사실상 무시해도 좋다. 음운 변동에는 대체로 일정한 순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국어 음운 변동에서도 음절의 끝소리 규칙 적용되고, ㄴ이 첨가되고, 그 영향으로 비음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꽤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깻잎[깬닙]이다. 이럴 때는 반드시 순서가 지켜져야 한다.

음운론에서는 몇 가지 규칙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최대적용원리다. 음운 규칙들이 최대한으로 적용될 수 있게 배열된다. 둘째, 의미구별원리다. 의미의 구별이 음운형의 차이로 유지되는 것이다.


소리는 여기서 끝. 이론언어학의 P-side를 대강 마무리지었다. 이제 문장을 잘개잘개 쪼개보도록 하겠다. 다음 글부터. 형태론부터 하고, 그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S-side를 들어가보겠다. 통사론... 그 무시무시한 수형도를 곧 만날 수 있겠지 🥲

참고문헌: "언어: 이론과 그 응용 (제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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