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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u's .../Karu's Diary

카루의 인공지능 사회실험 (ft. 사회탐구방법)

by 카루 (Rolling Ress)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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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길었습니다. 너무나도 길었습니다.

제가 이 실험을 한다고 대체 노가다를 얼마나 뛰었는지..ㅋㅋㅋㅋㅋㅋㅋ

담당선생님 설득에, 정보 선생님과 사회 선생님을 돌아가며 찾아뵙고 자문을 구하느라 아주 학교를 뒤집어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 거기에 쪽방 사용 허가까지 받느라 고역이었군요.

사실, 사탐방 주제를 정했을 때 담당선생님께 한 번 까였(?)습니다. 주제가 너무 뻔하다고. 그래서 선생님께서도 제게 지적을 하셨습니다. '이 주제를 계속 하길 원한다면 합리적인 근거를 생각해내고, 그렇지 않으면 주제를 바꿔라.'라고요. 그런데 저는 제 입장을 굽히기 싫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저를 생각하셔서 그러한 조언을 주셨겠지만, 적어도 이번만큼은 제가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험 계획서를 대대적으로 수정하여 가설을 다시 설정하고, 주제를 좁혀서 실험이 필요한 이유를 어필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한 번 해보라고 하셨죠.

그래서, 이번에는 이 실험의 진행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사탐방은 설문지 돌리면 편한 과목이에요. 늦게 올리면 애들이 안 해줘서 그렇지. 실험법 하시는 모든 분들께 존경의 말씀을 표합니다. 특히, 저처럼 1:1 실험을 하는 경우는 더더욱. 이게 그냥 한 방에 싸그리 몰아넣고 하면 편한데, 어우... 저 이번 주 내내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모두 실험에 쏟았습니다.

심지어...ㅋㅋㅋㅋㅋ 마이크에, 카메라에, 삼각대에, 아주 전문(?) 장비들을 싸그리 갖추고 추가 배낭까지 가져온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저를 보시는 모든 선생님들께선 충격적인(!) 표정을 지으셨고...

그래요. 제가 선택한 길이니, 악으로 깡으로 버텨야겠죠. 실험실을 좀 예쁘게 꾸며보았습니다. 첫 실험에서는 좀 어수선했는데, 이것도 쌓이다보니 내공이 생기더라고요. 오자마자 스크립트 먼저 촥촥 펼쳐놓고, 카메라 세워놓고 구도 맞추고 마이크 테스트 하고, 노트북 펼쳐놓고, 미카 테스트 하고, 제가 쓸 마이크도 테스트 하고.

뒤로 갈수록 빡빡해지는 거 보이시죠. 두 조를 연달아서(...) 실험을 진행하느라 상당히 촉박했습니다. 저 목요일에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ㅋㅋㅋㅋㅋ큐ㅠ 생일 하루 앞두고부터 생지옥을 맛본 카루..

사실 처음에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2조/3조 친구들이 너무나도 잘해줘서 한시름 놓였습니다. 12기 친구들이 상당히 많이 참여해줬는데, 대부분 이미 저를 안다고 하시더군요. (신청서 설문지에서 물어봤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저를 살려주셨군요.

여튼, 그렇게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12기 친구들... 역시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할 따름이에요. 아무리 저를 블로그를 통해서 안다고 하신다고 한들, 만나본 적도 없는 선배가 실험을 한다고 하는데, 여기에 기꺼이 참여 의사를 밝힌다? 쉽지 않거든요. 왠지 저도 옛날 생각이 났어요. 9기 선배께서 실험을 하실 때, 저도 좀 떨리긴 했지만 실험에 참여하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께도 분명 독특한 경험이 되었길 바라요.

아 근데 이걸 얘기하려던 게 아닌데. 이게... 약간 학교 내에서는 한 살 차이만 나도 세대 차이(?)가 난다고 표현하거든요? 예전에 사진부 FLIP 첫 대면 활동이 이루어졌을 때 선배들이 저희보고 "귀엽다"라고 하는 게 전혀 이해가 안 갔는데, 제가 나이가 드니까(...) 이제 이해가 갑니다. 파릇파릇한 1학년 여러분들은 역시 귀엽군요. 무슨 맥락인지 알 것 같아요. 이제 그 얼굴에 피폐함이 가득 찰 겁니다. 화이팅.

11기 친구들은 두 명이 지원해줬습니다. '그 과목' 수행으로 참 바쁠텐데...문학이요 특히나 여러분들 때는 선택과목이 더 늘어났잖아요? 사회문화 수행평가를 무슨 사탐방급으로 보던 것 같은데... 와우. 10기의 사문은 3학년 때 배우기에 수행평가가 빡세지 않은데, 11기는 2학년 때 사문을 배우기에... 하필 고국고의 꽃이라 불리는 2학년이라 수행평가가 더 악랄한 것 같습니다. 거의 확신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시간을 투자해주셔서 저로선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실험은 Wizard of Oz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실제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말을 하면 제가 거기에 맞는 음성 파일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인공지능과 대화를 한 게 아니라 그냥 허공에 대고 이야기를 한 겁니다. 약간 뒤통수를 맞았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실제로 인공지능 관련한 사회 실험을 진행할 때는 모두 이런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했으니 여러분도 '아,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는 걸 알아가셨으면 합니다.

물론 단순히 mp3 파일을 재생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죠. 이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서 조작하기 편하게 만들었습니다. 클릭하면 테두리가 파란색으로 빛나며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른쪽 클릭하면 중간에 멈추고요.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엔 세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오래 걸리진 않았죠.

소스코드는 대략 이렇게 생겼는데... 대략 뭔지만 파악하시면 될 것 같아요. 버튼을 추가하고, 거기에 맞는 질문과 mp3 사운드를 엮는 과정입니다. 물론, 저기 나오는 모든 함수랑 버튼, 사운드는 제가 직접 제작한 것들이고요. 참고로 음성은 네이버의 Clova Voice '아라' 목소리를 사용했습니다. 남성 목소리도 있긴 한데, 아라가 제일 자연스러워요. 다른 건 기계음 티가 확 납니다.

실험 참여자(개인적으로 피실험자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근데 표에는 왜?)들은 총 18명으로, 일정한 기준에 따라 H1, H2, H3의 처치 여부를 무작위로 결정받았습니다. 제가 마지막에 H1, H2, H3 처치 여부를 불러드렸을 겁니다. 사실 이건 제가 결정하는 거라 굳이 여러분이 아실 필요가 없죠. 그런데, 여러분도 알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아, 내가 이건 조작적 처치를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어떨까 해서요. 물론 그게 설문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기에, 일부러 문항의 맨 끝에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설문은 딱 제가 예상한대로 나와줬습니다. 정규성 검증은 아직 절차가 좀 더 남았는데, 나쁘지 않아요. 표본 수가 적은 게 문제지만.

그리고, 실험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가설 하나는 수용되고 나머지는 기각되었습니다. 나머지 자세한 결과 보고는 Study 카테고리에 'Project Cylinder 실험 결과' 등의 제목으로 다른 글을 올리겠습니다. 여기서는 그냥 제가 '이러한 실험을 했다'라고만 이야기를 적어두겠습니다. 저에게도 정말 값진 경험이었기에, 잊기 전에 빨리 메모해두고 싶어서요.


그렇습니다. 실험에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모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후배님들도 멋진 연구를 하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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