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 본 내용은 소설임을 밝힙니다.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 카루 심의 등급: 안전
작성일: 2022/6/12 (1일간)
"카루야."
"어?"
"눈 감고 손 내밀어봐."
"왜 또...."
"이제 눈 떠."
내 손에 들려 있었던 건, 작고 귀여운 다이어리였다.
"언제 이런 걸 다..."
"너 다이어리 다 썼잖아. 그래서 새로 사주고 싶었어."
"어........."
'하여튼.. 이쁜 짓만 골라서 한다니까.'
내심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레이나는 정말 내 모든 걸 꿰뚫고 있달까.
그런 모습 하나하나가 나를 미소짓게 한다.
슬쩍 레이나의 표정을 봤다.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덕양구까지 달려온 피로도 한순간에 녹는 듯하다.
"들고 있어볼래?"
"...에?"
"얼른. 너 카메라 줘봐."
내 가방에서 카메라를 빼갔다. 못 이기는 척 슬쩍 포즈를 취해 줬다.
레이나가 말 없이 살짝 웃는다.
"왜?"
"아니 그냥..."
"뭔데."
"..말 안 해줄 거지롱."
요즘 레이나는 토끼와 여우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강아지는 아닌 것 같다.
그에 비해 나는.. 너무나 순종적인 강아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솔직히 나쁘지는 않..
"생일 선물이니까 잘 써! 이제 얼른 가자."
활력이 넘친다. 저런 모습을 보면 내가 지치더라도 기운이 난다.
귀여워.
근처 카페에 들렀다. 지난번에 집 데이트에서도 스타벅스 조각케이크를 사들고 갔던 것 같은데..
모르겠다. 나랑 레이나는 취향이 너무나도 확고하다.
"카루, 너 티라미수 좋아한다 그랬지?"
"웅! ....아니... 으응.."
"푸핫.... 뭐야, 그게."
"...몰라아."
나는 티라미수, 레이나는 치즈 케이크. 아 물론 나도 치즈 케이크 좋아하고 레이나도 티라미수 좋아한다. 근데 굳이 둘 중 하나 고르라면 저렇다는 거지. 음식 궁합이 잘 맞는다는 건 어쩌면 연인으로선 행복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둘다 맵찔이다. 분식집은 절대 가지 않는다. 고3이나 돼서 매운 걸 못 먹어요.
"부담스러운데."
"편하게 먹어."
『찰칵』
"렌즈 새로 샀어? 못 보던 거네."
"어어. 카페렌즈."
"근데 비싸지 않아?"
"너 담으려는 데 돈이 뭐가 아깝겠니."
말 없이 레이나를 찍는다. 사실 내 인스타에는 우리의 사진을 올리지 않는다.
근데 레이나의 인스타에는 우리 사진이 거의 폭업(...) 수준으로 올라간다.
한 가지 재밌는 건, 우리 학교 애들은 레이나를 모른다.
레이나네 친구들도 나를 모른다.
그냥 "카루"와 "레이나" 라는 정체불명의 남학생과 여학생이 있을 뿐이다.
"잘 나왔어?"
"넌 항상 잘 나와."
"뭐래.. 카메라 줘봐."
레이나도 한때 사진촬영을 취미로 삼았다. 카메라를 꽤 능숙하게 다루는 편이다.
"카루, 여기 봐봐."
"..표정은?"
"아무렇게나."
『찰칵』
"됐어? 그럼..."
『찰칵』
"잠깐만."
『찰칵』
『찰칵』
『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
"그..그만 찍어."
"히힛."
"몰라.. 이번 주에 사탐방 영상 녹화하느라고 저장공간 얼마 없단 말이야."
"사탐... 아 그 인공지능?"
"어어."
"멋있다..."
"....에이."
오후 5시. 이제 집에 돌아갈 때가 되었다.
"아파트 단지 보면 신기해."
"왜?"
"글쎄. 고양시로 와서 느낀 건데, 뭔가 옛스럽다 해야 하나. 신선한 익숙함?"
"무슨 뜻이야?"
"나도 잘 모르겠어."
행신역에 도착했다.
"이제 가볼게."
"다음에 봐!"
개찰구에서 카드를 찍고 들어간다. 뒤에 분명 레이나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간다. 돌아보면 더 보고싶어서 내가 미칠 것 같았다.
INTP 남친과 ENFP 여친은 은근 뭔가 착착 맞는달까. 물론... 밖에서는 내가 끌려다니는 입장이다.
아무렴 어때.
함께 있는 시간이 좋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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