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원제목은 '정보의 취사선택'이었는데 의미를 좀 더 명확히 하고자 '나를 위한 취사선택'으로 바꿨습니다. 대강 느낌으로 아시겠지만, 지난번 글이랑 이어지는 글이에요. 이번 글의 요점은, 원서 접수 후 면접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나에게만 유리한 정보만 골라 들을 것. 물론 모든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정신이 남아나지 않을 거예요. 이미 던저진 주사위고, 지금 와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여러분을 믿고, 끝까지 달려나가란 얘기를 하고 싶어요.
원서 접수가 끝나고, 1차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 면접을 준비하는) 고3의 입장으로서,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모든 건 이미 던져진 주사위라는 것이죠. 지금 와서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내가 선택한 길을 믿고 나아가야 합니다. 설령 그 길에 확신이 없더라도.
제가 교차지원 관련해서 계속 말씀을 드렸죠. 고양국제고에 선례를 쓰는 일이라고. 인문계 절반에 자연계 절반.. 사실 저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긴 했습니다. 개척자들은 항상 불안을 안고 다녀요. 선례가 없으니까, 그 길을 내가 만들어가는 거잖아요. 마치 칼 한 자루 들고 빽빽한 밀림을 탐험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덩굴을 베고 길을 막는 것들을 치워가며 땅을 다져가는 작업이 어떻게 쉬울 수 있겠어요.
그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소가 존재합니다. 일단 우리가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건 우리의 길을 걸었던 선배들, 그마저도 없다면 경험과 정보가 풍부한 선생님들이 계시겠죠. 저는 선생님들께 정말 많은 의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선생님들께서 우리를 응원해주시지 않는다면, 그만큼 괴로운 게 없거든요.
어제 이후로 계속 울상이 되어서 기운 없이 위클래스에 내려갔습니다. 상담 잡고 왔어요.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정보 선생님께 들러 자문을 구했습니다. 제가 가야 할 길에 대해서. 제 방향성에 대해서.
"선생님, 다름이 아니라 제가 지금 이 길이 맞는지 조금 걱정이..."
"어어 맞아 맞아. 그러니까 걱정 말고 쭉 가."
푸념을 할 새도 없이 답을 주셨습니다. 지원했던 상황을 다시 떠올리는 거죠. 애초에 이공계열은 과학고나 영재학교 학생들을 선호하겠죠. 그런 학교에서 문과생을 뽑는다... 그건 수학/과학 역량으로 뽑은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성장 가능성에 중점을 두었다고 봐야겠죠. 비록 계열적합성은 떨어질지라도, 관심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돋보인다던가, 해당 계열에 지원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 점이 있는지. X 학교에서도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고등학교 계열 상관 없이 지원은 가능하나, 과목을 이수하고 우수한 성적을 받아야 한다고. 기승전내신 아오...
우리는 문과생입니다. 수리면접 문제를 과학고 학생들보다 잘 풀 수 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뭐, 영어 문제는 조금 득이 될 수도 있겠죠. T 학교 영어 면접 문제 풀어봤는데 3분 컷입니다. 너무 쉬워요. 만약 1차에 붙었다면, 수학/과학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는 말이죠. 알고 뽑았을 테니까. 물론 잘해서 수과학 역량까지 멋지게 뽐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테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중요한 건 어떻게 문제를 바라보고 접근하는지이죠. 뭘 알아야 풀 거 아닙니까.
T 학교는 항상 저를 짓누릅니다. 자기소개서랑 기타 서류 제출할 때도 계속해서 저를 갈궈왔어요. 제가 웬만해서는 대학교 입학처에 전화를 잘 안 거는데, 한 번은 한국외대에 걸었고 T 학교에 두 번씩 전화를 걸었어요. 뭐 '그깟 전화 건 게 뭐 그리 대수냐'하실 수도 있지만 다시 말하자면 그만큼 가고 싶다는 열정이 있단 뜻이죠. 합격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걸 알면서도, 꼭 가고 싶어서 그래요. 올해 제 최대 희망이니까요.
그리고, 저는 1차 결과에 상관 없이 남은 기간 전력을 다해서 수과학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라도 확신을 가져야지, 제가 확신이 없으면 누가 저를 뽑겠습니까? 지금 제가 겪는 일들을 나중에 회상할 수 정도로 최선을 다해보는 겁니다. 어떻게든 결과는 저에게 남게 되어 있어요.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아도 말이죠.
모두의 패러다임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제가 저를 안 믿으면 누가 저를 믿어줄까요. 제게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면접에서도 면접관들께 저를 더 어필할 수가 있을테죠. 입시판이란 건 매년 바뀌기 때문에, 선배들의 사례가 100% 적용되지 않는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지금은 제가 믿는대로 믿어야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통해 저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맞다고 생각하는 걸 밀고 나가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다른 것들이 오지 못하게 막아야 해요. 괜히 부정적인 이야기까지 잘못 담았다가 그게 저의 의욕을 꺾을 수 있으니까요.
X, Z 학교의 1단계 합격자 발표가 이제 3주 남았습니다. 3주. 긴 시간은 아니에요. 이 둘은 먼저 제가 배운 미적분과 화학 I 으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문제는 '그' T 학교. 수능 다음 날에 1차 발표가 나는데, 이거 뭐 이틀 연속 멘붕 당하라는 건가 그만큼 시간도 길고, 제시문의 난이도도 높습니다. 제가 10월 모의고사에 기하와 화학 II 를 응시할 예정인데, 그 때 저의 실력을 중간 점검해보고 공부를 이어가도록 하죠. 마침 잘 됐습니다.
이제부터는 제 주관대로 밀고 나갈 생각입니다.
그 어떠한 유혹과 비방에도 흔들리지 않겠습니다.
제가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저만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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