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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u's .../Karu's Story

수시러 vs. 정시러, 승자는 누구인가

by 카루 (Rolling Ress)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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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우선 이 글을 보시기 전에 고양국제고는 국제계열 특수목적고등학교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염두에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시 입시 결과의 경우 자사고나 다른 명문 자공고/일반고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편입니다. 당연합니다. 수행 때문에 정시 공부할 시간이 없는데. 그래서 학교에서도 정시를 그닥 밀어주는 편은 아니에요. 이 글에서 얘기할 건 전형의 유불리가 아니라, 저희가 살아가는 모습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겁니다.


전형 유형에 따라 현재 고3은 크게 네 분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수능최저가 없는 학과만 접수한 학종러, (2) 수능최저가 섞여 있는 학종러, (3) 논술이나 교과가 섞인 수시러, (4) 정시러 이렇게 넷이요. 그 중에서 저는 (1) 유형에 속합니다. 수능은 사실상 안 봐도 되지만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갈려나가는 유형이죠. 아마 우리 학교에서 제일 많은 건 2번 유형이 아닐까 싶어요.

1. 수능 최저가 없는 학종

제 케이스입니다. 모든 학교에 학종으로 접수했고, 모두 수능 최저가 없죠. 사실상 수능을 응시하지 않아도 별 타격은 없습니다. (다만 일부 학교는 수능 성적이 없으면 불합격시키는 경우가 있기에, 이 부분은 확인을 잘 해야 합니다. 그냥 수능장 들어가서 찍고 나옵시다)

대신에 수능 최저가 없으면 내신에서 상당히 불리해집니다. 소위 '내신 따기 쉬운 학교'에서 좋은 내신을 받고 오는 학생들을, 저희 같은 특목고생은 이길 수가 없습니다. 내신 점수만 보면 저희가 처참하게 무너져요. 물론, 학종은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이기에 모든 비교과 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다보면 다시 특목고가 유리해지긴 하죠.

여튼, 복불복입니다. "객관적으로" 학생들을 걸러낼 수 있는 필터 중 하나인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사라지다보니, 이 학생이 정말 공부를 잘 하는 건지 점수만 높은 건지를 판가름하기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최저가 없는 경우 보통 면접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서류평가 반영요소가 다르기도 하고요. (학업역량을 조금 덜 보고, 탐구 역량이나 계열(전공)적합성을 조금 더 보는 식으로요)

대신 장점이 있어요. 무엇보다 수능 점수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습니다. 제가 작년부터 꾸준히 했던 말이 있는데, '아, 수능 안 보고 대학 가고 싶다'였거든요. 다행히 수능을 안 봐도 되어서 속은 편해요. 물론, 이런 경우에는 적정이나 하향을 조금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왜냐? 만약에 수시에서 모두 떨어진다면 정시라는 마지막 카드도 쓸 수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여튼, 저는 6 상향이라 사실상 뭐 선택권이 없습니다. 죽기살기로 면접에 임해야죠. 그래서 저는 지금 수능 공부를 안 하고 있습니다. 대신 면접 준비를 위해 (특히 수리 면접) 화학II 및 기하, 확통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들 각각을 깊게 파는 것보다, 융합해서 창의적인 사고를 내는 게 더 중요합니다. 기하만 2년동안 공부한 학생들을... 어우, 단순 문제풀이로는 못 이겨요. 아이디어라도 낼 수 있게끔 훈련하는 게 지금 제 목표입니다.

특징을 좀 정리해볼까요.

  • 수능을 안 봐도 되기에 마음이 매우 편함
  • 자기소개서, 면접 대비에 상당히 빡셈
  • 수능 끝나고 면접을 보는 경우 놀지 못함
  • 수시 6광탈시 답이 없음

2. 수능 최저가 있는 학종

여기는 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가 제가 수능최저는 학생들을 걸러내는 객관적인 필터라고 했죠. 그게 여기에서 적용이 됩니다. 단순히 내신만 높고 실제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모조리 제외시킬 수 있어요. 그리고 이것은 곧 실질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다시 말해서, 수능 최저만 맞춰도 합격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물론 단점도 있겠죠. '그' 수능 최저를 내가 맞추지 못한다면, 나는 무조건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설사 아무리 내신이 좋고 면접을 잘 봤어도, 수능최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심사 자격조차 얻지 못해요. 그냥 그대로 탈락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면접장에 아예 불참하기도 하죠. 어차피 보나 안 보나 불합격인데.

그리고, 수시의 단점인 자기소개서+면접 준비에 수능 준비까지 해야 하니 상대적으로 빡세집니다. 이 때문에 다들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정시에 100% 매진하는 친구들보다는 성적이 대체적으로 잘 나오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1번 케이스보단 나은 편입니다. 그리고, 사실상 높은 최저를 충족할 정도라면 정시로 웬만한 대학교는 다 갈 수 있어요. 최후의 보루가 남은 셈이죠.

  • 수시와 정시를 혼합한 '정시형 수시'로, 상당히 빡셈
  • 자기소개서, 면접, 수능 공부까지 해야 하므로 스트레스가 엄청남
  • 6광탈을 하더라도 정시로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
  • 수능최저 미 충족시 해당 대학/학과는 바로 불합격

3. 논술이나 교과 전형이 섞인 수시

사실 교과로 갈 수 있는 학교는 극히 드물어요. 그나마 한국외대가 원점수 기준으로 변환내신을 산출하기에 (300점 만점, 자세한 건 입학처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그리고 고려대학교가 교과를 받던가...? 아마 학교장추천전형으로 받을 거예요. 교과의 경우 학교도 굉장히 한정적이고, 특목고라 내신이 불리하다는 특성상 많이 지원하지는 않습니다. (국영수사 원점수가 모두 90을 넘기는 경우 한국외대 교과전형도 노릴만 합니다.)

그래서 정시가 잘 나오는 경우, 보통 논술을 끼고 상향을 씁니다. 특히 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는 인문계열 기준 3합 6이라는 꽤 빡센 최저 등급을 자랑하죠. 이 때문에 논술 전형의 실질 경쟁률이 꽤 낮습니다. 반대로 연세대의 경우에는 최저 등급이 없기 때문에 영어 지문도 막 나오고... 경쟁률도 상당히 높습니다. 그래서 현역 고3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정시러에 6논술이라면 하나쯤 던져볼만도 하지만.

그런데 우리 학교에서는 논술 상향을 별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진로 선생님께서도 그러셨죠. 논술 상향은 바보짓이라고. 그러다가 재수하는 거라고. 일리가 있으신 말씀입니다. 특히 논술을 쓴다는 건... 사실상 수시를 버리는 셈이죠. 그래서 보통 논술은 1~2개 이상 넣지 않습니다. 2개도 많긴 하지만요.

<교과>

  •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 지원 자체가 불가능
  • 비교과 활동이 부족해도, 전공적합성이 없어도 지원 가능
  • 정량평가인 관계로 비교적 합격가능성 예측이 수월함

<논술>

  • 논술 준비를 따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
  • 수능최저가 걸린 경우 수능 준비를 같이 병행해야 함
  • 수능최저가 없는 경우 논술 자체의 난이도가 대폭 상승
  • 사실상 6논술은 없기에 학종 준비를 같이 해야 함.

4. 100% 정시

이 경우 반에서 3명 내외로 보이는 형태입니다. 대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1) 내신이 매우 안 좋아서 아예 포기를 했거나, (2) 아예 완전한 이공계로 진학을 결심했거나, (3) 기타 특수한 목적으로 인해 정시를 봐야 하는 경우이죠. 그러나 저희가 정시 학교가 아니다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한둘이 아닙니다. 대체로 이런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납치를 우려하여 수시를 아예 쓰지 않습니다.

  • 3년간 고양국제고에서 보낸 시간이 물거품이 됨.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음.
  • 수능 끝나면 마음껏 놀 수 있음
  • 그러나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개인의 성향차가 크기 때문에, '어느 게 정답이다'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단지 저에게는 수능 최저가 없는 학종이 제일 잘 맞았을 뿐이고, 어떤 친구에게는 논술이, 또 다른 친구에게는 정시가 제일 적합할 수도 있죠. 본인 선택이 정답입니다. 저도 지금 매우 바쁘긴 하지만(^^,,,) 제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제가 지는 거니까요.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세 학교가 1단계 합격자 발표를 실시합니다. 여기서 합격을 한다면 저는 면접을 봐야 합니다. 면접이 보통 1~2주 후에 실시되니까 여유 부릴 시간은 없네요. 당분간은 바쁘게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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