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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u's .../Karu's Story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 면접을 보다

by 카루 (Rolling Ress)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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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2022년 12월 3일, 경희대학교 면접평가가 있었습니다. 원래 제가 면접이 6개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5광탈을 하는 바람에(...) 유일한 면접평가가 되어버렸습니다. 참고로 면접 후기 글은 '2023 대학 입시' 카테고리로 따로 나갈 겁니다. 여기는 그냥 제 주관적인 느낌과 소감을 적는 것으로 할게요. 입시 정보가 필요한 경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스페인어를 다루는 학교는 서울대학교(서어서문학과), 고려대학교(서어서문학과), 경희대학교(스페인어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스페인어과) 등이 있습니다. 다만 이 중에서 경희대학교는 서울캠퍼스가 아닙니다. (이원화캠퍼스로, 국제(용인)캠퍼스에 위치합니다)

경희대학교에서는 면접 평가를 8분 정도 실시합니다. 그런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고양시에서 출발하다보니 서울을 뚫고 가느라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기 시간 포함해서, 8분 면접 보는데 8시간을 나갔다 왔어요. 어... 이거 진짜 수능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수능은 지루할 틈이 없지, 이거는 무슨 기다림의 연속... 그러다가 한 번에 긴장을 빡 주는 느낌.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이라면 제 룸메이트가 같은 대기실에 있었습니다. 이것 참 우연도 이런 우연이. 사실 알고는 있었는데, 막상 고사장에서 만나니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웠던 거 있죠. 덕분에 긴장을 좀 덜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참고로 제가 면접을 본 곳은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로, 용인에 위치해 있습니다. 근데 사실상 수원이죠. 학교가... 학교가 정말 예뻐요. 특히 다른 단과대학 건물은 제가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외국어대학 건물은 진짜 예쁩니다. 겉으로 봐서는 좀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데, 내부는 무슨 유럽풍? 설명이 잘 안 되는데 아무튼 엄청 예쁩니다. 강의실도 저런 디자인으로 깔끔하게 되어 있어요.

다만 한 가지 경악했던 건 의자. 사실 면접 보기 전에 외국어대학 홍보영상을 봐서 알고는 있었는데.. 막상 써보니 일체형 책상 참 불편하더라고요. 저는 평소에 의자를 굉장히 당겨서 앉는 편인데, 어... 그게 안 돼! 한 가지 장점이라면 면접 볼 때 의자를 빼고 넣을 필요가 없다는 거..? 그거 말고는 장점은 딱히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면접 참석 선물로 받은 휴대전화 보관용 봉투입니다. 저기에 휴대폰 전원을 꺼서 넣고 퇴실 전까지 꺼내면 안 됩니다.

정신이 없어요. 생각보다 꽤 다양한 친구들이 모였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특히 외국어대학의 경우 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이 꽤 단단하게 자리를 지키는 편입니다. 한국외대 입학설명회에서도 "일반고에서도 많이 배우는 중국어/일본어와 달리, 스페인어/프랑스어 등은 외고 학생들이 유리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요. 사실 생기부랑 세특 내용만 보면 저희 같은 국제고등학교 학생들은 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에 비해 크게 빈약합니다. 수업 시수만 해도 벌써 몇 배 차이가 나는데요. 외고와 국제고가 과목들을 일부 공유하기는 하지만, 정해진 수업 시수를 벗어날 순 없습니다.

고등학교 면접과 대학교 면접은 확실히 많은 차이가 있더라고요. 면접실 문을 여는 순간에도 매우 떨렸습니다. 목소리도 잘 안 나와서 쥐어짜내듯이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분위기에 압도당한다고 해야 할지. 고양국제고에 들어올 때 봤던 면접도 상당히 떨렸는데, 대학 면접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고양국제고 면접은 질문을 미리 주고 답변할 시간을 줍니다. 그리고 면접관님들은 아무런 말씀 없이 저 혼자 말하고 끝입니다. 그런데 대학 면접은 그게 아니잖아요. 면접관님과 직접 '대화'를 하면서 면접이 진행되는 만큼 필요한 임기응변능력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제가 괜히 모의면접 때 선생님들께 크게 깨진(?)게 아닙니다. 특히나 저는 항상 완벽한 대답을 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생각이 복잡하면 말이 안 튀어나와요. 제 큰 단점입니다.

아래는 제가 교수님과 주고 받았던 말씀을 간략하게 적어보았습니다.


"경희대학교에서 인문, 공학을 융합한 교육을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융합이라는 게 스페인어만으로 되는 건 아니죠. 여기에 다른 게 섞여야 진짜 융합이 되는 건데. 예를 들면 컴퓨터라든지."

제가 가졌던 비전과 경희대학교의 비전이 일치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마침 컴퓨터. 면접을 계속 진행하면서, 제 얘기를 꺼낼 기회가 왔습니다.

"동아리에서 혐오표현 탐지기를 제작했다고 했는데, 이게 굉장히 흥미로웠거든요. 이거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겠어요?"

3학년 정규동아리 <더브레인>에서 활동한 내역입니다. ML을 이용하여 UWP 앱을 만들었음을 조목조목 설명드렸습니다.

교수님: 그걸 직접 만든 건가요?

카루: 네.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혼자 다 만들었습니다.

교수님: 그때 제작한 프로그램이 몇 라인 정도였나요?

카루: 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여러 언어를 복합적으로 사용했고, 저는 한 파일에 모든 코드를 넣지 않아 정확한 라인 수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략적으로는 500줄 정도로 기억합니다. 제가 이외에도 학교 시간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거는 약 7000줄에 가까운 양의 코드를 작성했습니다.

교수님: 프로그래밍에 재능을 가진 것 같은데, 컴퓨터공학과가 아니라 스페인어학과에 온 이유가 있나요?

카루: 저는 프로그래밍 뿐 아니라 이것을 융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이렇게 스페인어와 프로그래밍을 융합하기 위해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에 꼭 오고 싶었습니다.

교수님: 융합하기 위해서 왔다. 아까 스페인어와 컴퓨터의 융합을 얘기했었는데, 지원자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었던 거군요. 그렇습니다. 이제 시간이 다 되었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보시겠어요?

카루: 네, 저는 전문가 수준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갖추고 이것을 교과와 비교과 탐구에 융합적으로 적용하며 문제해결력을 키웠습니다.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에 진학한다면... (중략. 비밀) 제 꿈을 경희대학교에서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수님: 스페인어와 컴퓨터의 융합, 지원자는 제가 딱 찾고 있던 학생상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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