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aru's .../Karu's Notes

경희대학교 면접에서 교수님과 주고받았던 말들 (ft. 내가 갈았던 칼)

by 카루 (Rolling Ress) 2024. 2. 27.
반응형

* 주의: 이 글은 공식적인 대입 관련 글이 아닙니다.

일단 지금 난 이공계열 학생이다. 사실 고3 막바지에 고민에 휩싸였지. 고2까지만 해도 당연히 공학계열로 가고 싶었는데, 국제고에서는 이과를 못 가잖아. 그나마 갈 수 있는 곳이....

  • 한양대 공과대학 정보시스템학과 - 공대지만 상경계를 뽑음
  •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 문과+이과를 함께 뽑음
  •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아트&테크놀로지학과 - 말이 필요한가?
  •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산업보안학과 - 경영대학 소속이지만 정보보안, 물리보안 등 다양한 걸 다룸
  • 경희대 이과대학 지리학과 - 특이하게 지리학과가 이과대 소속임. 한지 세지 지구과학 짬뽕.
  • 한국외대 영어대학 ELLT학과 - 나를 두 번이나 떨어뜨린 (빠드득..) 학과
  • 이화여대 엘텍공과대학 - 난 못 가!

아니 근데 아텍!ㅃ!!!@!1!!!!! 여긴 진짜 미친 것 같음. 솔직히 나는 아텍과는 결이 약간 달랐다만, 본인이 미디어를 좋아하고 인문, 공학, 예술에 두루두루 관심이 있다면 이만한 학과가 없다! 중앙대에도 예술공학부가 있긴 한데, 그건 서울이 아니라 안성(다빈치)이다.


경희대학교에서 인문, 공학을 융합한 교육을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내가 했던 말. 나는 고딩때부터 정말 별 짓을 다 했으니, 저런 모토가 그냥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었다. 마침 경희대도 저런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데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융합이라는 게 스페인어만으로 되는 건 아니죠.

여기에 다른 게 섞여야 진짜 융합이 되는 건데.

예를 들면 컴퓨터라든지.

띠용.... 컴퓨터요? 생각해보니까 내 얘기를 아직 많이 안 드렸구나.

어쨌든 면접을 계속 진행하고, 내 얘기를 꺼낼 기회가 왔다.

동아리에서 혐오표현 탐지기를 제작했다고 했는데, 이게 굉장히 흥미로웠거든요.

이거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겠어요?

3학년 정규동아리 <더브레인>에서 활동한 내역이다. 아마 생기부에서 보셨으리라. ML을 이용하여 UWP 앱을 만들었음을 조목조목 설명드렸다.

교수님: 그걸 직접 만든 건가요?

카루: 네.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혼자 다 만들었습니다.

교수님: 그때 제작한 프로그램이 몇 라인 정도였나요?

카루: 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여러 언어를 복합적으로 사용했고, 저는 한 파일에 모든 코드를 넣지 않아 정확한 라인 수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략적으로는 500줄 정도로 기억합니다. 제가 이외에도 학교 시간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거는 약 7000줄에 가까운 양의 코드를 작성했습니다.

이때 면접관님들의 표정이 크게 동요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속으로 매우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굳이" GTT 얘기를 꺼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교수님: 프로그래밍에 재능을 가진 것 같은데, 컴퓨터공학과가 아니라 스페인어학과에 온 이유가 있나요?

카루: 저는 프로그래밍 뿐 아니라 이것을 융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이렇게 스페인어와 프로그래밍을 융합하기 위해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에 꼭 오고 싶었습니다.

교수님: 융합하기 위해서 왔다. 아까 스페인어와 컴퓨터의 융합을 얘기했었는데, 지원자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었던 거군요. 그렇습니다. 이제 시간이 다 되었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보시겠어요?

카루: 네, 저는 전문가 수준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갖추고 이것을 교과와 비교과 탐구에 융합적으로 적용하며 문제해결력을 키웠습니다. 경희대학교 스페인어학과에 진학한다면... (중략. 비밀) 제 꿈을 경희대학교에서 이룰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수님: 스페인어와 컴퓨터의 융합, 지원자는 제가 딱 찾고 있던 학생상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경희대학교 교수님께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물론 난 중앙대학교로 튀었다.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자신만의 칼을 가는 게 중요하다. 나는 그게 프로그래밍이었고.

내가 후배들에게 했던 이야기가 있다. 너만의 인문학이 무엇인지, 꼭 답을 찾는 연습을 해보라고. 나는 나만의 인문학을 프로그래밍과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는 뭐, 보다시피. 모두가 불가능할 거라고 얘기했지만 공학계열 진학을 해냈다. 근데 수학을 못해서 큰일임

그런 의미에서, 12기 파이팅. 올해는 너희가 주인공이다.

반응형


같이 보면 좋은 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