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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u's .../Karu's Notes

꿈에 대하여

by 카루 (Rolling Ress)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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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감각, 그리고 꿈일기

꿈은 LIFO로 동작한다. REM / 비REM수면을 포함해 몇 단계를 거치는데, REM수면에 들어오면 보통 꿈을 꾸게 된다. 꿈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는다. (Fisher, S., & Greenberg, R. P., 1985)

​요즘들어 종종 자각몽(Lucid Dream)을 꾼다. 내가 꿈 속에서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 그런데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특정한 행위를 하고 싶어도 그게 잘 안 되거나, 난 분명 꿈 속의 상대에게 말을 걸고 싶은데 말을 하니까 현실의 입이 움직이고 있거나(...) 하는 상황이다. 이거 은근 속이 터진다.

일단 내 경험상, 꿈에서의 감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실제로 감각이 느껴지는 것. 둘째는 분명 감각이 느껴져야 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자극도 느껴지지 않는 것. 후자는 대중에게 익숙할 것이다. 흔히 말해 "꿈에서는 볼을 꼬집어도 아프지 않다." 라는 거. 근데 예외가 있다. 내가 10년 전에 그물에서 올라가다가 떨어지는 꿈을 꿨는데, 엄청 아팠다. 떨어지는 느낌도 났고. 그런데 일어나보니 침대에서 떨어져 있었다(...)

요즘 들어서는 자극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내 볼을 만지거나, 내가 누군가와 입맞춤을 하거나 하는 상황. 내가 경험한 것들은 감각이 느껴진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꿈에서 누군가를 때린 적은 없네. 때리는 감촉도 모르겠다. 누굴 좀 패봤어야 말이지..

일단 몇가지를 써보자. 재밌어 보이는 글들이다.

꿈 - 나무위키 (namu.wiki)

꿈일기 - 나무위키 (namu.wiki)

원노트에다 꿈을 종종 기록하곤 한다. 근데 여기에 기록될 정도면 하나같이 정상이 아니다. PTSD가 종종 등장하거나, 아니면 상당히 이상한 꿈을 꾸거나, 혹은 잔인한 꿈을 꾸거나. 특히 잔인한 꿈의 경우 Underground에도 종종 올린다. 데스게임.

그리고 가끔 보면 진짜 이건 무슨 꿈이지 하는 싶은 꿈도 있다. 이건... 내가 누군가랑 사귄다는 설정이 있었는데, 평소에 데이트할 때는 같이 손잡고 다니다가 특정한 상황에서는 내가 '뿅!' 해서 여자친구를 고양이로 변신시키고(...) 데리고 다니는 그런... (진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꿈이다...

어떨 때는 무서운 꿈들이 며칠 간격을 두고 꾸어지는 일도 있다. 시간축은 어긋나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세계는 X, Y, Z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3차원 공간에서 물체의 자유도는 총 6가지. X(좌우 시프트), Y(상하 시프트), Z(전후 쉬프트), Yaw(좌우 스위블), Pitch(상하 스위블), Roll(회전)이다. 이 세계에서 시간축을 T 축이라고 해보자. 그럼 우리는 똑같은 특정한 X, Y, Z 공간에 살고 있고, 이 공간을 α라고 한다면 공간 α는 T 축 위의 점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일반적인 3차원이라면 α의 T 좌표는 점점 커진다. 그런데 꿈에서는 다르다. T축과 수직인 T' 축이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공간 α는 T - T' 평면을 자유자재로 왔다갔다한다. 꿈에서의 시간은 이런 식으로 제멋대로 움직인다.

꿈에서는 절대로 죽을 수 없다

사실 꿈을 불필요할 정도로 많이 꾸는 것은 딱히 좋은 일이 아니다. 꿈을 꾼다는 것은 그만큼 잠을 푹 자지 못했다는 것이기 때문.

꿈 내부에서는 딱히 이렇다 할 인과관계가 없다. 그래서, 이번 꿈에서 있었던 사건만을 나열해보겠다. 이게 장소로 묶여서, 장소에 따라 분류를 해 보았다. 나무위키의 '꿈일기' 문서를 토대로, 여기선 최대한 현재형을 사용해보겠다. 꿈에서 일어났던 내용이니, 비현실적인 내용이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감안하고 봐주길.


 

<중학교> 스승의 날을 맞아 ㅎ 중학교에 다시 찾아간다. (설정상) 당시 학교폭력을 방관했던 김OO 선생님은 징계를 먹어서 더 이상 학교에 나올 수 없다고, 이OO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어느샌가 남중이었던 ㅎ 중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되었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3학년 건물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자꾸 물대포가 날아온다. 눈을 뜰 수가 없고, 결국 모든 옷을 적셔버렸다. 물 때문에 미끄러지는 경사로를 붙잡고 겨우 올라간다. 여학생들은 이미 미끄러져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의 '스타코인'이 실제로 눈 앞에서 빙글거리고 있다. 밝게 비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스타코인을 만질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 품에 가득 끌어안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방 안의 조명이 환하게 나를 비춰준다.

<아웃백> 코너에 전시되어 있던 음식을 먹어봤다. 20만원짜리 파스타. 한 접시 비우고 결국 추가 결제해서 포장까지 해왔다. 역시 레스토랑은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뭔 꿈이지 이건? 게다가 아웃백은 비싼 편이 아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엄마가 갤럭시 Z 플립4를 쓰고 계시는데, 아빠랑 내가 갤럭시 Jump2로 바꿔드리려고 (그 쓰레기 폰으로?) 했다. 때마침 플립4의 커버 디스플레이가 살짝 맛이 가기 시작한다. 처음에 픽셀이 죽어나가더니 AMOLED 특유의 분홍색 줄이 죽 그어진다. 나는 돈이 아주 많아서 (꿈 속에서) 디프에서도 VIP로 대우받는다. 실컷 전자기기들을 구경할 수 있다.

안쪽의 홀에서 대기하고 있다.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 자꾸 날 건드린다. 한두번이 아니다. 뭔가 이상해서 뒤를 휙 돌아봤는데 웬 80대 할아버지들이 나에게 신체접촉을 하려고 한다. 놀라서 소리를 질렀으나 할아버지들은 적반하장으로 나왔고, 나는 CCTV를 가리키며 직원분들께 출입문을 봉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들이 우리를 포위하며 손에 든 폭탄으로 위협한다. 여기서 목숨을 끊으라고. 안 그러면 다같이 폭사한다고. 어느샌가 디프 한켠에 에반스 매듭이 걸렸다. 실제로 누군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으나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실패한다. 나는 계속해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나 때문에 이런 테러를 벌이는 것 같아서. 경찰을 불렀는데, 경찰이 오면 모든 건물을 폭파시킨다고 한다. 같이 죽을 셈이다. 어쨌거나, 나는 죽는다.


이게 끝이다. 내가 꿈에서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은 없었고, 테러범들에 의해 살해되는 일도 없었다. 그럴 만한 시점 직전에 꿈이 깨거나 장면이 전환된다.

꿈에서는 진짜로 죽을 수 없는 건가. 꿈은 우리의 상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죽음 이후를 경험한 사람은 없다. 사후 세계에 대해서 현실보다 심도 있게 고민해본 사람도 드물 테고. (고민을 해본 적은 있겠다만, 1년 365일 사후세계만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중학교, 나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스타코인, 내가 플레이했던 게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아웃백, 내가 먹었던 음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내가 가봤던 장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다른 모든 것은 경험이 있지만, 죽어본 적은 없다.

로지컬이 그랬다.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그러면서 했던 말이

전 태어나서 한 번도 죽어본 적이 없습니다.

여러분도 죽어봤어요?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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