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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u's .../Karu's Notes

비문을 굉장히 싫어한다.

by 카루 (Rolling Ress) 202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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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잘못된 문장을 고쳐 쓰는 연습을 해볼까 한다. 오늘 글쓰기 수업에서 했던 활동인데, 꽤 재밌었다. 그리고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보면 도저히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이참에 스트레스도 풀고 문장 구사력도 기르고 일석이조다.

이번에 사용할 글은 저번에 샀던 밥솥 사용설명서다.


  1. 내솥을 넣기 전 내솥의 바깥쪽 면에 물기가 없도록 한 후 물기가 묻은 경우 물기를 닦아주세요.

=> 이것은 무엇이 문제인가?

내솥을 넣기 전 / 내솥의 바깥쪽 면에 물기가 없도록 한 후 / 물기가 묻은 경우 물기를 닦아주세요.

  • 내솥을 넣다 (+ -기)
  • 내솥의 바깥쪽 면에 물기가 없도록 하다 (+ -ㄴ)
  • 물기가 묻은 경우 물기를 닦다

상당히 많은 문장이 들어있다. 심지어 몇 개가 더 껴있다(볼드체). 다음과 같이 수정할 수 있겠다.

=> 내솥의 바깥쪽 면에 물기가 묻은 경우 물기를 닦은 후 밥솥에 넣어주세요.

2. 반드시 전기 콘센트에서 전기코드를 뽑고, 청소하기 전에 밥솥이 완전히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청소해주세요.

이건 조금 어렵다. 일단 순서가 조금 꼬인 것 같은데, 똑같은 말이 반복되기까지 한다.

=> 청소하기 전 반드시 전기 콘센트에서 전기코드를 뽑고, 밥솥이 완전히 식을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3. 사용 후 청소를 자주 해주지 않으면 냄새가 나는 원인이 되므로 내솥과 분리형커버를 자주 청소해 주세요.

=> 이건 큰 문제는 아닌데, 몇 가지만 보고 가자.

  • 자주 해주지 않으면 -> 자주 하지 않으면
  • 냄새가 나는 원인이 되므로 -> 냄새가 나므로 / 냄새의 원인이 되므로

4. 어린이 및 노약자는 보호자 없이 사용을 금합니다.

이건 쓸데 없이 말을 꼬아둔 것에 가깝다.

=> 어린이와 노약자는 보호자와 함께 사용해 주세요.

5. 본체와 뚜껑의 변형, 변색 또는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작동하는 건 밥솥이지 뚜껑이 오작동하는 건 아니다. 말은 된다고 해도, 그걸 의도해서 쓴 문장은 아닐 것이다.

=> 본체와 뚜껑이 변형되거나 변색될 수 있으며, 제품이 오작동할 수 있습니다.


재밌다. 혹시 심심한 사람이 있다면 내 블로그에서 비문을 찾아 고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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