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프레임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간단하게 틀 정도로 번역을 하고 싶네요. 근데 무언가를 찍어내는 틀이 아니라, 억지로 끼워 맞추기 위한 틀. 네. 뭔가 벌써부터 부정적인 느낌이 쎄하게 오죠. 맞아요.
종종 우리는 다른 사람을 평가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어쩌면 매 순간의 연속일 수도 있겠네요. 우리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만난다든지, '이 사람은 어떤가,' 하고 자기만의 기준을 세울 때 우리가 각자 가지고 있는 프레임과 패러다임을 통해 상대를 바라봅니다.
제가 정말 질릴 정도로 얘기하는 '상대평가' 체계에서도 프레임의 원리가 작용합니다. 나는 나만의 고유한 모양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가 기준은 나를 반영하지 않죠. 고유한 프레임이 있습니다. 평가라는 건 참 이기적이에요. 나를 존중해주지 않고, 그저 이미 정해진 기준에 따라서 나를 보는 거니까요. 내 장점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고, 단순히 성향이 다른 걸 단점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 그림으로 표현해보죠. 여기 마름모가 있습니다. 수학적인 마름모 말고, 그냥 딱 봤을 때 마름모가 어떤 느낌이 드는지 생각해봅시다. 각이 져있습니다. 네 모서리(꼭짓점 말고!)가 모두 직선입니다. 뭐, 뾰족하기도 하죠. 우린 이 마름모를 보면서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하고, 다양한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무런 선입견 없이, 마름모를 있는 그대로 보기 때문이죠.
자, 그런데 이 마름모를 하트 모양 프레임으로 봅시다. 어딘가 이상합니다. 하트가 완벽하게 채워지면 참 이쁠 텐데, 어딘가 빈 칸이 많아요. 채워지지 못한 부분이 많고, 또 도형을 가로지르는 선들이 눈에 띄기 때문에 예뻐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프레임에 안 맞아요.' 프레임을 씌운 순간,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게 됩니다. 차라리 하트 말고 사각형 모양 프레임이 더 잘 맞겠죠.
뭐, 그런 겁니다. 내가 모양이 원이라면 나를 원이라는 틀에 맞춰 봐야지, 억지로 사각형 프레임에 끼워맞추려고 하면 당연히 안 맞아 보입니다. 안 맞는 구멍에 아무 열쇠나 끼운다고 문이 열리나요. 아니죠.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프레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프레임은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죠. 남들은 몰라요. 만들지도 못합니다. 왜냐? 내가 아니니까. 내 본 모습을 모르는데, 어떻게 나의 외형을 따낼 수 있을까요. 상대가 나의 프레임을 갖는 거의 유일한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상대의 프레임에 맞춰서 자라온 경우. 그런데 저는 이 경우를 별로 선호하지 않아요. 내가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되는 거니까.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프레임에 꽉 차지 않는 게 문제라면, 내 실제 모습보다 작게 프레임을 만들면 되지 않나요?"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내 자신을 본뜬 프레임을 만들기 귀찮아서, 그저 내 모습보다 작게, 속에 꽉 채워지도록 일부러 프레임을 작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럼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떨까요?
이렇게만 보면 노란 원이 예쁘게 채워진 걸 볼 수 있죠. "아, 그럼 이건 원이구나." 이렇게 단정 지을 수 있을까요? 글쎄요. 프레임을 걷어내봅시다.
별이네요. 이제 아시겠나요. 프레임을 조작한다는 건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입니다. 내 진짜 모습을 부정하고, 내 가능성과 한계를 과장시키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적어도, 나는 내 자신의 제대로 된 프레임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하니까. 적어도, 나만큼은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줘야죠. 나조차도 나를 속이고 억지로 다른 프레임을 씌운다면 얼마나 처량하겠습니까.
당신은 당신을 용서해주고, 격려해줄 수 있나요? 실수를 해도 너그럽게 봐주고, 힘들 때 토닥여줄 수 있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그저 '이 정도로는 안돼'라며 자신을 세뇌하고, 오히려 더 궁지에 몰아넣고 있진 않나요? 여러분의 본 모습을 보지 않고 그저 이상만을 좇으며 자신을 그 틀에 맞추려고 채찍을 휘둘러가며 혹사시키고 있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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