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의 운전면허 1종보통 (수동) 취득기: 필기부터 기능, 도로주행, 면허증 수령까지

 

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

약 두 달에 걸친 저의 운전면허 취득기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사실 필기만 미리 따 둔 거라, 학원에 등록하고 면허증을 취득하는 데는 약 한 달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설 연휴가 끼어서 좀 늦어지긴 했는데, 빠르면 2주 안에도 딸 수 있을 것 같아요.

​

저는 1종 보통면허를 취득했습니다. 2종할까 1종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웬만하면 시작은 일단 1종으로 하는 걸 추천드려요. 본인이 도저히 못하겠다 싶으면 중간에 강등할 수 있습니다. 장내기능이든, 도로주행이든. 일반적으로 면허를 처음 취득하는 분들이라면 운전전문학원에 등록해서 시험을 학원 내에서 모두 보는 것이 쉽고 빠를 겁니다. 이때, 학원을 등록하는 순서에 따라 절차가 약간 달라집니다.

​

면허시험장에서 필기만 보고 학원에 가는 경우

신체검사 -> 교통안전교육 -> 학과시험 -> 학과교육 -> 장내기능 -> 도로주행

​

학원을 먼저 등록한 경우

신체검사 -> 학과교육 -> 학과시험(면허시험장) -> 장내기능 -> 도로주행

​

둘의 차이는 '교통안전교육(1시간)'의 유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원에 먼저 등록하는 걸 추천드려요. 이게... 교통안전교육은 그냥 동영상 강의인데 재미가 진짜 없습니다. 딱히 유익하다는 생각도 못 느꼈고요. 차라리 학원에서 강사님들 현강을 직접 듣는 게 여러모로 이롭습니다.

저는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학과시험을 보고, 장내기능과 도로주행은 일산호수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진행했습니다. 이후 기술하는 내용은 운전면허시험장 및 운전전문학원에 따라 소폭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학과교육 및 학과시험 (필기)

흔히 '필기'라고 불리죠. 쉬워요. 도로교통공단에서 제공하는 문제은행 pdf만 가지고 반나절만 공부해도 90점 이상은 나옵니다. 합격 커트라인은 2종 60점, 1종 70점입니다. 불합격 시 다음날 응시 가능합니다. 뭐... 필기에서 떨어지는 분은 많지 않아요. 물론 없진 않습니다.

학원에 등록하지 않았다면 학과시험 접수 전 교통안전교육 1시간을 의무 이수해야 합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갔는데, 현장에서 접수도 가능했습니다. 학원에서 학과교육 3시간을 이수했다면 이 절차가 생략되어, 바로 학과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학과시험을 보기 위해선 응시원서와 응시표가 필요합니다. 응시 원서는 면허시험장에 제출하면 되고, 응시표는 본인이 갖고 있으면 됩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적성검사를 본 뒤, 학과시험에 합격하면 첫 번째 합격 도장이 날인됩니다.

 

장내기능교육 및 장내기능시험

면허시험장에서는 별다른 의무 교육 시간이 없이 바로 진행이 가능하며, 학원을 등록한 경우 4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장내기능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이후 각 운전전문학원 또는 면허시험장에서 장내기능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평가 항목이 꽤 많은데, 기본 조작, 경사로, 회전, 교차로, 직각주차(T자/방향전환코스), 돌발, 가속/기어변속 등 다양한 항목을 평가합니다. 100점에서 시작하여 감점 형식으로 채점됩니다. 일반적으로 코스 이행 중 실수를 한 경우 10점씩 감점됩니다. 신호위반, 안전벨트 미착용 및 연석(경계석)과 충돌, 주차브레이크 미해제 등은 즉시 실격이니 조심하세요.

장내기능... 아직도 씁쓸합니다. 두 번이나 떨어져서 얼떨결에 저를 삼수생으로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직각주차 코스에서 주차 후 나오다가 연석 스쳐서 실격, 두 번째는 시간 초과(1~2초)로 점수 미달 불합격이었습니다. 한 번에 합격한 친구들이 얼마나 부럽던지요. 세 번째에서는 85점으로 통과했습니다. 시동꺼짐(-5)과 가속구간 종료 속도 위반(-10)으로 감점이 좀 세게 들어갔습니다. 하필 시동 꺼짐이 경사로에서 일어났는데, 뒤로 밀리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자동변속기 차량과는 다르게 수동 차량은 시동이 꺼지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 뒤로 쭉 밀려나서 실격을 당하기도 합니다. 제가 검정 모의연습때 그랬습니다.

 

도로주행교육 및 도로주행시험

기능시험에 통과하면 연습면허증이 발급됩니다. (스티커 형식입니다) 이 연습면허는 공식 면허입니다. 이제 차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기능시험만 통과해도 면허증이 발급되었으니 크게 이상한 건 없을 겁니다. 대신 연습면허인 만큼 제약사항이 존재합니다. 해당 차종의 면허 취득 후 2년이 지난 사람과 동승해야 하고, "주행연습" 표지를 차량의 앞, 뒤 특정 위치에 부착해야 합니다. (전면 우측 하단, 후면 중앙 상단) 연습면허는 차를 운전할 때 항상 소지해야 합니다. 또한 가급적 임시운전자 가입 특약을 통해 보험 처리를 해야 합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주행연습 표지를 다운받아 근처 문구점에서 A3 용지로 출력하여 붙였습니다. 보험을 들고 (삼성화재 기준으로 5500원 정도 드는 듯 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운전 연수를 나갔습니다. 연습면허는 면허를 취득한 지 2년 이상 된 동승자가 필수로 탑승해야 합니다. 친구가 그러던데.. 누가 주행연습을 레인지로버로 하냐고

도로주행은 학원 또는 면허시험장 근처에서 A, B, C, D 코스를 설정하여 해당 코스 중 하나를 랜덤으로 배정받아 시험을 봅니다. 학원에서는 의무 교육 시간 6시간 이수 후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채점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진행하는데, 네비게이션이 채점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동화가 되어 있습니다. 물론 수동 채점 항목은 감독관이 직접 감점을 시킵니다. 태블릿을 거치해서 수험생이 볼 수 있게 하는 곳도 있고, 그냥 감독관만 보는 곳도 있습니다. 저희 학원은 후자였는데, 수험생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합니다.

실격 사항에 주의하세요. 저도 2종 자동 시험을 보시는 분 뒤에 참관인으로 탑승했는데, 수험생 분께서 사이드미러를 확인하지 않고 차선변경을 시도하다가 사고가 날 뻔 하여(!) 감독관님께서 운전대를 직접 조작하셨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현저한 사고위험으로 실격됩니다. 이 뿐 아니라 안전벨트 미착용, 3회 시동 꺼짐, 3회 급브레이크, 중앙선 침범, 어린이 통학버스 추월, 신호위반, 어린이보호구역 속도 위반 등의 사유로 실격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아버지의 운전연수 덕을 좀 봤는지(?) 다행히 한 번에 합격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의무교육 6시간 후 바로 시험을 보게 되는데, 저는 아버지의 운전 연수를 포함해서 15시간 가까이 도로주행을 하고 시험을 보니 한결 수월했습니다. 그런데 도로주행의 합격률은 많이 낮습니다. 저희 학원에서도 1종 보통의 경우 저 빼고 모두 불합격 했습니다. 클러치 조작 미숙으로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수험생들이 시동을 꽤 많이 꺼트리더군요. 저도 처음에 그랬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많이 찾아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면허증 발급은 운전면허시험장에서만 가능합니다. 저는 서부면허시험장에 다시 가서 면허증을 발급받았습니다. 대기시간을 제외하면 면허증 발급은 정말 금방 끝납니다. 현장에서 약 5분 정도 대기하면 바로 수령이 가능합니다. 이때 사진(규격: 여권용), 발급비용(면허증 종류별로 상이, 국문의 경우 8000원), 응시원서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면허증을 바로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자동면허의 경우 하단에 '조건:A'가 표기됩니다. 수동은 그런 게 없어서 조금 더 깔끔하긴 해요. 1종의 경우, 2종과 달리 10년에 한 번씩 적성검사(시력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미이행시 과태료 3만원. 그리고 적성검사에서 불합격하면 2종으로 면허가 강등(뜨아악...)됩니다.

​

글로 보면 굉장히 무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 힘듭니다. 특히 불합격을 거듭하다보면 심리적으로 얻는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에요. 특히나 다들 운전대를 처음 잡는 거다 보니, 몇몇 재능이 있으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잘하기가 매우 어렵죠. 그나마 저는 유튜브 영상들을 통해 클러치/기어 조작방법을 꾸준히 익히고, 주행연습을 하면서 도로주행은 쉽게 통과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시 도로주행 강사님께서도 제게 운전을 잘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거든요. 물론 장내기능 강사님께서는 거듭 불합격하는 저를 보고 상당히 답답해하셨습니다. 여튼, 이렇게 저의 험난하다면 험난한 운전면허 취득기를 마칩니다. 내년에는 대형면허 및 특수(대형견인) 면허에 도전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