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aru's .../Karu's Story

1학년의 끝, 나는 목표를 얼마나 이루었지?

by 카루 (Rolling Ress) 2024. 1. 17.
반응형
 

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최근에 Karu's Story 작성 빈도가 크게 줄었죠. 네, 노느라 바빴습니다. 한참 Karu's Note에 끄적이고 있었는데 이제 이 글들을 취합해볼까 해요. 제가 1년동안 대학교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입학 전: 빡세게 살아보자!

 

1학년 1학기 시간표, 20학점 차곡차곡 잘 채웠습니다.

원한다면 1교시를 한 번만 할 수도 있었고,

원한다면 금요일을 공강으로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스스로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일입니다.

제 목표는 이번 학기 GPA 4.0을 넘기는 겁니다.

그러면 2학기에는 23학점까지 수강신청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모든 학기 평점이 3.8을 넘겨야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힘들다고 숨지 않겠습니다.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대학에서는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2023. 1. 7. - 저는 빡세게 살겠습니다>

입학 전, 방학 때 올렸던 글입니다. 중앙대학교의 경우, 비공학계열 학생들은 공통교양(교양필수)으로 '컴퓨팅사고와 인공지능리터러시'라는 파이썬 과목을 의무 수강해야 합니다. 2학점이고, 2시간이에요. 그런데 수시 합격자들에 한해 선착순 300명을 대상으로 이 과목을 "입학 전에" 들을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왜 수시만 한정했냐고요? 정시는 교육이 다 끝난 다음에 전형이 끝나서요. 학교 측에서도 어쩔 수 없었나봅니다. 여튼, 수강신청에 성공하고 컴사인 2학점 + 소프트웨어 중심세상 1학점을 달달하게 챙겼습니다. 아, 입학 전에 듣는 교육은 모두 무료입니다. 계절학기처럼 등록금 납부할 필요 없어요. 큰 장점이죠.

그리고, 수강신청이 있습니다. 중앙대의 경우 1-1학기 시간표는 학교에서 일괄 수강신청(강제 배정)해줍니다. 이때, 원하는 과목을 더 담거나 듣기 싫은 과목을 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배정해준 과목에 2학년 전필 하나를 추가해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2학년 전필이 저의 발목을 잡게 되는데....

1학기: 역시 대학생은 다르구나!

그 과목은 정보보안을 폭넓게 다루는 과목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1-1, 1-2학기에 배운 내용을 심화해서 배우는 과목이라고 해요. 그걸 안 배우고 이것부터 듣고 있으니까 당연히 어렵지. 거기에, 해당 과목 담당 교수님께서 시험 범위도 엄청나게 많고, 난이도도 높은 걸로 유명하신 분이었던 겁니다. 저런. 그렇지만 3월 초의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려워봤자 대학생 수준인데, 뭐.

카루, 2023 - 3월의 유언

새내기의 패기.. 라고 하죠. 사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개발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고, CS 분야에서는 상당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때는 제가 시간을 들여서 따로 배우던 것들을 대학에서는 제가 원하는 만큼 공부할 수 있으니까, 이 점이 굉장히 큰 메리트더라고요. 거기에 장학금까지 준다? 안 할 이유가 없죠.

교수님께서도 제가 1학년인데 이걸 왜 듣는지 의아해하셨습니다..ㅋㅋㅋㅋㅋㅋ 사실 저에게도 너무 어렵고 힘든 과목이라 반쯤 포기한 상태였는데, 중간고사 7등, 기말고사는 2등을 하며 A+을 무난하게 받았습니다. 시험 끝나고 너무 힘들어서 울었어요. 그리고 그 뒤에 있던 시험을 망해버렸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포 하나 하자면, 저 과목을 먼저 들은 덕분에 1-2학기에 있던 네트워크 수업에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를 전부 1등을 하고 양학에 성공했습니다.

남들처럼 놀지 못해: 대학원

 

가끔씩 보면 저는 새내기 시절의 대학생활을 잘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제 마음을 잘 몰랐으니까.

앱 개발 동아리를 하면서, 원예 동아리를 하면서, Google Developer Student Clubs를 하면서, 정보보안동아리를 하면서, 고양국제고 총동창회 임원을 하면서, 거기에 곧 학부연구생과 또 다른 프로젝트, 그리고 아이들 대상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학점도 매 학기 20~21학점 이에 평점도 4.2~4.3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고. SCI 제1저자로 논문을 2편 이상 올려야 하고(아무리 못해도 R&R 단계까지), 대외활동으로 외부 기업과 협력하거나 SW 개발 공모전에 참여해서 입상을 하거나, 아니면 진짜 '쓸만한' 앱을 만들어 출시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받고 개선해나가는 <결과물>이 필요하다. (카루, 2023. 7. 1)

참고로 위에 언급한 건 지도교수님께서 제게 하셨던 말씀입니다. 사실 제가 이 길을 걸어가면서도 과연 이게 맞는 길인가.. 끝없이 고민했어요. 번아웃이 왔던 건지, 2학기에는 조금 해이해졌지만 말이죠. 제가 대학원을 왜 가고 싶었던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학사학위는 마치 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면허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과연 취업을 통해 돈을 벌 것인지, 대학원 진학을 통해 연구자의 길을 걸을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이 되었죠.

중학교 1학년 때, 저는 특성화고와 일반고 진학을 고민했습니다. 진로 수업 때 특성화고의 장점을 설명하는 영상을 많이 봤었거든요. 예를 들어 특성화고 졸업 후 바로 은행에 취업하면 대졸자에 비해 경력도, 월급도 더 많이 쌓인다고. 그렇지만 국제고에 들어갔죠? 대학교 1학년이 된 이제는 대학원 진학과 취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잘 모를 땐 둘 다 해보는 게 답이라고, 1학년 여름방학에 통신 관련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이게 아마 제 인생에서 매우 큰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아요. 고딩 티를 벗어던지고 사회로 진출했던 첫 경험이었으니까.

2학기: 슬슬 해이해진다...

그렇게 여름방학 동안 무사히 인턴을 마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Karu's Story에 있어요. 그리고 이 덕분에, 전공수업에서 배울 내용을 회사에서 미리 배워서 학교생활이 아주 편해졌습니다. 솔직히 회사생활이 아주 쉬웠다고는 말 못하겠어요. 회사도 좋고, 같이 일하던 분들도 좋았지만, 결정적으로 너무 멀었거든요. 왕복 3시간... 어휴. 그래도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다만. 1학기 때부터 대학원 진학에 너무 꽂혀있던 나머지 스스로를 지나치게 학대했었나 봅니다. 결국 2학기가 되고 나서 잦은 지각과 결석으로 인해 F를 받을 위기에 처했었죠. 학교 다니는 게 너무 힘든 거예요. 체력도 심각할 정도로 떨어지고. 공부도 거의 못 했습니다. 시험? 3일 벼락치기 한 게 끝.

안 그래도 이런 문제 때문에 학교 상담센터를 다녔습니다. 상담 선생님께서도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저를 처음 본 순간부터 굉장히 놀랐다고. 무슨 1학년이 벌써부터 이렇게 바쁘게 사는지. 그나마 이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부터 자학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못 했어요. 아니, 안 했어요. 제가 KS마다 종종 언급하는 말이지만, 저는 입시 위주의 공부가 정말 싫었거든요. 수능 공부는 정말 1도 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읽었을 정도로. 진짜 대학 어떻게 왔지?

여튼, 예전의 제 모습을 반성하겠다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옥죄고 있었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없더라고요. 이제 그만. 이건 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란 걸 깨닫고 모든 걸 잠시 내려두었습니다. 사실 수강신청을 처음에 22.5학점(...)으로 했는데, 중간에 5학점을 취소했습니다. 못 버틸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해보면 2학기 들어 최고로 잘한 선택 같아요.

여튼,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결국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전과목 A+. 놀랍습니다. 고등학교 때 전교권에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는데 (1학년 스페인어, 2학년 화학I, 3학년 2학기 수학이 전부) 과탑을 찍다니요. 역시 사람은 자기 적성에 맞는 게 따로 있나 싶기도 하고.


앞으로 몇 가지 산을 더 넘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계획을 잘못 세운 게 있어서 4년 칼졸업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지금 제 목표는 군대를 최대한 미루고 대학을 무휴학 4년 스트레이트로 다니는 거였거든요. 일단 대학원에 가면 그 뒤에 병역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지금까지 잘 해왔듯, 미래의 카루도 나름의 방법을 찾아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이제 대학생 예행연습은 끝났겠다, 본격적으로 남은 3년을 향해 달려가보겠습니다.

반응형


같이 보면 좋은 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