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aru's .../Karu's Story

잃어버린 내 꿈은 뭐였는가

by 카루 (Rolling Ress) 2024. 2. 27.
반응형
 

환영합니다, Rolling Ress의 카루입니다.

방학 때만 되면 생각이 많아지고, 복잡해집니다. 학기중에는 워낙 수업이 바쁘다보니 그런 걸 생각할 여유도 없었는데, 방학만 되면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하죠. 이제는 슬슬 제 진로에 대해 심도 깊게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대학원, 어렵습니다. 저는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게 목표인데 (물론 학위 자체가 목표가 되면 안 되겠죠. 저는 CS, 컴퓨터과학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을 뿐입니다) 대학원 즈음 되면 배우는 것도 힘든 일이 됩니다. 솔직히 초중고, 심지어 대학교도 학부때까지는 그냥 떠먹여주잖아요. 강의 듣고, 시험 보고. 그런데 대학원에서는 그게 아니죠. 연구 분야를 정하고, 내 스스로 연구하고. 가르쳐줄 사람을 찾기도 힘든 지경이 되어버릴 겁니다.

 

고양국제고에서 3년동안 인문학과 프로그래밍을 융합.. 뭐 어찌어찌 잘 되긴 했다. 난 무사히 고국고를 졸업했고, ... (중략)

어떻게든 되겠지, 심정으로 이것저것을 다 해봤다. 인턴도 해보고, 동아리도 해보고, 2학년 수업도 미리 들어보고. 얼떨결에 이번 학기에는 학년수석도 아닌 학과수석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건 딱히 의미가 없다. 진짜 나는 누구인가. 내가 고국고 3년동안 가졌던 꿈은 무엇이었는가. 잠시 그걸 잊고 있었다. 내가 왜 컴퓨터를 좋아하게 되었고, 왜 컴공에 오고 싶었는지. 온다면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교수님들과 면담을 거칠수록 난 트렌드에 뒤쳐지고, 정말 아는 게 없다는 걸 느꼈다. 세상에는 배워야할 게 너무나도 많다. 상담을 할수록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진다.

대학원 레벨까지 오면 공부하는 것 자체도 힘들다. 가르쳐주는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다. 나는 어느 교수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성장해야 하는가. 뭘 알고, 뭘 모르고, 뭘 좋아하는지도 이젠 헷갈린다.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오류를 고치고, 양자컴퓨터도 뚫을 수 없는 암호를 만들고, 현실같이 생생한 가상현실을 만들고,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런데 과연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 솔직히 무섭기도 하다.

이번 달은 교수님들과 상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1학기 수업도 들으면서 이제 슬슬 관심분야를 좁힐 때다. 또 모험을 하나 했는데, 4학년에 개설된 사이버 물리시스템 수업을 하나 신청했다. 혹시 모르지 뭐. 내가 인공지능, 비주얼컴퓨팅, CPS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재밌을 수도 있잖아? 아직 한참 겪어볼 게 많이 남았을지도 모른다.

제가 SNS에 올렸던 글입니다. 솔직히 씁쓸해요. 요즘은 중앙대학교 몇몇 학과와 KAIST SoC 연구실 목록을 보며 제 관심 분야를 찾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공부하고 싶은 게 우선인데,

너무 교수님들께 분야를 맞추는 건 아닐까?

일단 지금 제 관심분야는 PL(Programming Language),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그런데 전 PL을 파기엔 아직 오토마타와 형식언어도 안 배웠고, 컴파일러도 안 배웠고, 프로그래밍 언어론도 안 배웠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몰라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 중앙대에서 PL을 다루는 교수님은 안 계십니다. 그나마 KAIST SoC 전산이론쪽 연구실에 몇 분 계시긴 하더군요. 나중에 인턴을 해야 할지.

요즘 컴퓨터공학 관련 학과들은 난리도 아닙니다. 특히 취업.. 국비지원 및 코딩 부트캠프로 비전공자 개발자들을 양성하는 시대인데, 전공자 입장에서는 파이를 뺏기는 일이니 달가워할 일이 없죠. 물론 저처럼 대학원 진학, 그것도 박사과정까지 끝마칠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겐 딱히 상관 있는 얘기는 아니지만서도.

일단 하루빨리 제 연구분야를 찾고 싶어요. 그래서 더 알아보고, 찾아보고 하는데 점점 힘이 빠집니다. 충격적인 건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거였죠.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몰라. 그걸 알아야 공부를 더 할텐데. 난 뭘 배우고 싶은 거지? 공부를 하고 싶은데, 알려줄 사람이 없는 거예요. 어쩌면 그래서 더 불안한 걸지도 몰라요. 남들은 다 AI, 비전을 하고 있는데. 난 혼자 PL을 하고 있네? 심지어 내가 좋아한다고 착각했던 암호학도 내 길이랑은 안 맞았네? 멘붕이 왔습니다.

그래서, 차근차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보기로 합니다. 인간중심 컴퓨팅입니다. 사실 이건 KAIST SoC에서 추구하는 것이기도 한데, HCI(인간-컴퓨터 상호작용)같은 걸 다루시는 분들은 중앙대에도 많으시더라고요. 제가 고양국제고 3년동안 했던 게 무엇이었겠나요. 인문학과 프로그래밍의 융합입니다. 사실 대학 진학 이후 인문학은 잠시 버려두고(...) 프로그래밍만 냅다 팠는데, 이걸 다시 꺼낼 때가 온 건지.

내가 걸었던 기록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프로그래머의 꿈을 처음 가졌습니다. 그 때 C언어를 처음 배웠거든요. 대학생 분들 사이에 껴서(...). 좀 정신나간 짓인가 싶었는데 참 잘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지금의 카루는 없었을 테니까요. 생각하는 힘, 그리고 고양국제고에서 쌓은 인문학 소양과 결합하여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제 인생 모토입니다.

Karu's vital story 11: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

 

프로그래밍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기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특히 저는 요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보고 써보면서 "어떤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불릴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해요. 그리고 그렇게 쌓은 노하우를 GGHS Time Table과 GGHS Todo에 반영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요? 아까 언급했는데, 바로 4차 산업혁명입니다. 인공지능, R과 빅데이터, 머신러닝, 메타버스, 데이터사이언스, 언어학(-코퍼스) 등을 공부해야 합니다.

Karu's VITAL Story 17: 나만의 길

제 블로그를 꾸준히 봐왔던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제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들이 있죠.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프로그래머"

"주변의 불편함을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는

과정에 대한 관심"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생 모토를 꼽으라면, 단언컨대 위 내용을 고르겠습니다. 저는 완전한 문과도 아니고, 완전한 이과도 아닙니다. 뭐 하나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는 것 같지만, 제 능력을 융합할 때 진정한 능력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아래는 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내용의 일부를 축약한 내용입니다.


기술과 인문학의 접목이 필요하며 인공지능보다 인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강조함. ...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의 삶이 개선되는 과정에 관심이 있으며,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프로그래머가 되길 희망하는 학생임. ... 혐오 표현을 탐지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우리 사회의... 자신의 언어학적 지식과 함께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개발 능력을 경제, 사회, 국제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보며 적용력을 기름.


대략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죠. 사실 이것만 보면 CS의 활용을 중심으로 많은 활동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뭐, 맞긴 해요. 그렇다고 고양국제고에서 뭐 컴파일러를 개발한다든지(...)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니까요. 그런 활동이 교육과정에 있는 것도 아니었고. 어쩌면 반 강제로 융합적 활동을 하게 된 셈(?)인데,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KAIST SoC 홈페이지

KAIST 전산학부(School of Computing; SoC)에서는 연구 분야를 위와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주로 한 건 소셜 컴퓨팅 분야라고 볼 수 있겠어요. 사회와 컴퓨팅의 융합, 인문사회과학. 제가 하던 것들이죠. 대체로 데이터과학, 네트워킹, 인터렉션, 자연어처리 등의 연구실이 포진해 있습니다. 사실 이게 딱딱 나누어져 있다기보단 대체로 한 연구실에서 인접한 여러 분야를 같이 다루는 경우가 흔합니다.

일단 제 적성만 보면 전산이론쪽이 제게 맞는 것 같은데, 시스템/네트워크, 시큐어 컴퓨팅 등 기반컴퓨팅분야 전체가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솔직히 응용컴퓨팅 분야는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쪽도 점점 인기가 많아지는 분야라 (중앙대 컴공과 교수님들은 대부분 이쪽 분야가 많습니다) 마냥 나몰라라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긴 해요.


일단, 2학년 1학기 수업을 들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제가 1학년 때도 매 학기 2학년 수업을 미리 들었는데, 이번에는 4학년 수업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CPS(사이버-물리시스템) 관련 수업인데, 네트워크 수업을 듣고 나서 이쪽 분야에도 좀 관심이 생긴 거 있죠. 아직 제가 기반이 될만한 지식이 없어서 혼란을 겪는 것일 수도 있으니, 일단 좀 많이 부딪혀보려고 합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진로 자체엔 큰 자신이 없었는데, 왠지 이제는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물론 그만큼 뼈 빠지게 노력해야겠지만, 상상만 하던 것들을 실제로 이루어낸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반응형


같이 보면 좋은 글


댓글